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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최악의 한 해
유길종 법무법인 대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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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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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은 법조인들에게 최악의 한해였다. 2016년 5월에는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 변호사가 100억 원대의 돈을 청탁·알선의 명목으로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 무렵 검찰에서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리던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도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와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 2016년 7월에는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 창업주로부터 4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검사장으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구속되었다. 2016년 9월에는 인천지방법원 김수천 부장판사가 청탁 등의 명목으로 외제차인 레인지로버 등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고, 그 무렵 동창 사업가로부터 5,000만 원대 금품과 술 접대를 받은 김형준 부장검사도 구속되었다.

최소한의 품위도 윤리의식도 없이 탐욕의 화신이 된 변호사들, 공직을 개인의 영달과 사리추구의 수단으로 알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뛴 판검사들을 보면서 같은 법조인으로서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2016년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공개로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여기에 부역한 자들, 특히 그중에서도 여기에 부역한 법조인들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른바 법조엘리트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부역자 중 제1은 김기춘이었다. 그는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각종 불법행위가 발생했던 시점과 대부분 일치한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한다. ‘왕실장’, ‘기춘 대원군’으로 불리던 그가 아무것도 몰랐단다. 후안무치의 전형이다. 이런 사람이 검찰총장, 법무장관을 지냈다는 것은 검찰의 수치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김기춘 못지않다. 민정수석은 밑에 민정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 및 민원비서관을 두고, 국정원, 경찰,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 기관의 업무를 총괄한다. 그는 역대 가장 센 민정수석이었다 한다. 그런 민정수석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모를 수 없다. 그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제지하고 막은 것이 아니라 이를 비호했거나 모른 체함으로써 공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의 중심에 서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법조인이다. 사법시험 33회에 합격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2012년 박근혜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더니 2014년에는 정무수석으로 임명되는 등 박근혜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국회 청문회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하여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적도, 지시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딱 잡아뗐다. 특검의 요청으로 위증죄로 고발된 후인 1월 9일 열린 청문회에서는 어쩔 수 없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다. 아직도 자기가 블랙리스트를 직접 본 적은 없다고 우기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가 왜 박근혜의 총애를 받았던 것인지 새삼 이해가 된다.

왜 이런 법조인들이 나왔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개탄스럽다. 이들에게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커녕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찾아볼 수 없다. 필자는 1990년 전주지검 검사장을 역임하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을 지냈던 문종수 변호사님을 기억한다. 그는 성직자처럼 검사생활을 했고, 민정수석이 되어서는 대통령에게도 거침이 없었다 한다.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 말 아들 김현철의 비리가 문제되었을 때는 김현철의 구속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과 원칙을 배운 법조인들이 본분에 조금이라도 충실했더라면 오늘날 이런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지 모르고, 법조인들이 이런 자괴감을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새해에는 법조인들은 바른말을 하고 우리 사회에서 소금의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유길종<법무법인 대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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