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민간기록물수집공모전 대상 ‘이용엽’
전주시 민간기록물수집공모전 대상 ‘이용엽’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6.12.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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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전주의 모습과 환경 날씨 등 기록한 선친 한문일기 응모

“아버님께서는 1916년 진안에서 화동학교를 다니다 전주농고로 진학하셨는데 시골에서 생활하다 전주에 올라오니 모든 것이 신기했나 봅니다. 시간 나실 때마다 전주 곳곳을 구경 다니면서 본 것과 느낀 점 등을 일기로 상세하게 기록하셨습니다. 아버님 일기 원본은 한문으로 쓰고 일본어로 설명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를 잘하시는 형님(이용우. 86. 진안군 정천면)에게 부탁해 국문으로 번역했습니다. 일기가 더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6·25전쟁으로 피난 다니시면서 대부분 소실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번 전주시 민간기록물수집공모에 원본과 한글번역본을 함께 제출했습니다. 아버님 일기를 번역하면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돼 좋았는데 상까지 받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전주시가 추진한 전주시 민간기록물수집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이용엽(76, 중노송동) 씨의 소감이자 설명이다.

이 씨는 이번 전주시 민간기록물수집공모전에 1916년 전주의 모습과 환경, 날씨 등을 일기로 기록한 선친 故 이상래(1896~1979. 진안정천초 교장 근무)의 일기를 응모했다.

전주시는 올해 전주시민들의 삶이 담긴 자료·전주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기록물을 수집에 나섰다. 멸실되고 있는 전주의 기록유산들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 10월 24일부터 12월 5일까지 ‘제1회 전주 관련 기록물 수집 공모전’을 개최했다.

그 결과 이번 공모전에 총 54건, 약 210여 점의 민간기록물이 접수됐다. 지난 14일 민간기록물관리위원회에서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대상 1명, 최우수 1명, 우수 5명, 장려 20명 등 총 27명의 응모작을 입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1916년 5월에서 8월까지 쓴 이용엽 신청자의 선친(이상래) 일기는 진안에서 전주농고로 진학하여 전주의 환경·기후·산업·문화·체육 등 사회 전 분야의 관하여 기술함으로써 당대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었다”며 “대상을 받은 이용엽 씨는 한문으로 기재된 선친일기를 일반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국문으로 번역하는 등 선친일기의 보존 및 활용에 대한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고 평했다.

또, ▲최우수상에는 1938년 건립되어 전국에서 제일 오래된 경로당인 ‘기령당’에서 보관하고 있는 문서(일기, 한문소설, 시문 등 5점)가 선정됐다. ▲우수상은 전주 흑석골에 위치했던 천양제지 공장 사진 23점, 70년대 전주를 대표하던 요리점·카페·다방·은행 등의 홍보용 성냥갑 23점, 과거 한옥마을에서 위치했던 문화연필 공장의 스크랩, 현재 존재하지 않는 완산비를 탁본한 고종황제 친필 비문 탁본 배접, 전북일보사·국민학교의 봉급표 및 전북대 구정문 사진이 선정됐다. 

한편, 전주시는 지속적으로 전주 관련 기록물 수집 공모전을 개최함으로써 전주와 관련된 중요 민간기록물을 수집·보존·활용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증문화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전주와 관련된 모든 분야의 인문학적 자료를 집대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주정신의숲’ 설립과도 연계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한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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