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뉴스 자치행정 오피니언 포토ㆍ동영상 스포츠ㆍ연예 사람들 보도자료
편집 : 2017. 1. 21 09:19
사설
모악산
데스크칼럼
기자시각
정치칼럼
전북시론
경제칼럼
프리즘
시시각각
아침의 창
세상읽기
도민광장
특별기고
독자투고
독자기고
 
> 오피니언 > 시시각각
시시각각
창조적 지방자치
주낙영 지방행정연수원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12.11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google_plus 네이버밴드 msn

 서울 출장을 위해 자주 찾는 익산역 화장실이 올해의 아름다운 화장실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역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깨끗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우리나라 공중화장실 환경은 가히 세계적이다. 악취와 불결로 악명 높았던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이 심재덕 前수원시장이다. 그 노력의 시작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서였다. 그는 화장실이 한 나라의 문명수준을 가늠한다고 보고 화장실문화 개선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 의지와 열정이 얼마나 강했던지 심지어 자기 집을 변기모양으로 지어 ‘해우재(解憂齋)’라 이름붙일 정도였다. 그는 수원시를 모델로 전국의 화장실 개선을 촉구했고, 마침내 공중화장실법을 제정하고 세계화장실협회를 설립하여 중국 등 다른 나라의 화장실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 자치단체장의 노력이 전 국민의 인식과 환경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다.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하자 청주시 의회는 정보공개조례를 제정하였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행정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찍이 있었지만 이를 보장하는 제도는 없었다. 자치단체에서 법에 없는 일을 한다며 중앙정부는 즉각 반발하면서 재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청주시의회의 손을 들어주었고, 1996년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정의 계기가 되었다. 이 밖에도 문화재청의 고도(古都) 이미지 개선사업으로 이어진 전주한옥마을, 전국적인 평생교육 붐을 일으킨 장성아카데미, 국가공원 제도의 계기가 된 순천만 정원박람회, 전국 도심하천의 공원화로 이어진 안양천 정비사업… 등 자치단체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전 국민의 생활과 대한민국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꾼 사례는 무수히 많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5년, 성년의 나이를 맞은 지방자치의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이것이다. 지방이 갖는 다양한 정책실험의 가능성과 아래로부터 확산하는 혁신의 성과, 필자는 이를 “창조적 자치(Creative Local Autonomy)‘라 부른다. 중앙정부와 달리 자치단체는 여러 가지 정책을 큰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고, 그 성공과 실패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감당할 수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지역 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생활밀착형 정책들이기 때문에 문제해결의 가능성도 높다. 성과가 입증된 정책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여 공유된다. 다양한 환경에서 성과와 한계가 검증된 정책대안들이 많아지면 중앙정부가 효과적이고 종합적이며 장기적인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미래는 아이디어 경쟁의 시대이다. 행정이 빠른 속도의 사회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창의력, 끊임없는 혁신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리의 자치현실은 자치단체가 그런 창조적 역량을 발휘하기에 너무나 제약이 많다. 중앙 각 부처가 지방의 자질구레한 일까지 세세하게 간섭하고 지시하기 때문이다. 대학생 자식이 못미더워 알림장을 들고 책가방을 뒤지는 부모와 같다. 스스로 무슨 일을 해 보려고 해도 권한과 돈이 없다. 그러기에 마치 하늘의 비를 기다리듯 중앙정부의 지침과 지원만 바라보는 ‘천수답(天水沓) 행정’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래서야 창조적 자치는커녕 현상유지 행정조차 불가능하다.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 자치단체의 손발을 묶는 내부규제의 족쇄를 걷어내야 한다. 무엇보다 지방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불신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불신의 불씨를 자치단체 스스로 제공한 측면도 없지 않다. 일부 자치단체의 방만한 재정운영과 정책실패 사례들은 자치권 확대를 반대하는 논거가 되고 있다. 자치단체가 권한을 자기책임하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행사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중앙과 지방이 서로 역할과 책임을 존중하면서 상호신뢰가 쌓여야만 국가 전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창조적 자치’를 통해 지방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작은 변화들이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많이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주낙영<지방행정연수원장>



<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주낙영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google_plus msn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베스트 클릭
1
에너지 절감, 전북 지자체는 낙제점
2
전주시, 에코시티 내 대형마트 입점 가닥
3
꽉 막힌 전북, 중앙 통로마저 씨가 말라
4
전주 한옥마을 곳곳이 ‘낙서’로 몸살
5
익산시 인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독자투고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북 전주시 덕진구 벚꽃로 54(진북동 417-62)  |  대표전화 : 063)259-2170  |  팩스 : 063)251-7217  |  문의전화 : 063)259-2176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북 가 00002   |  발행인, 편집인 : 김택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상기
Copyright 2011 전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o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