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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국정 역사교과서의 민낯
차상철 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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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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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교육부는 그동안 역사학자와 현장교사는 물론 전 국민적인 반대 여론에도 거침없이 추진해온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하고, 12월 23일까지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고 한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복면 집필진’도 공개했는데, 친일과 독재를 미화함으로써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진 현대사 분야엔 역사학 전공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채 정치학, 경제학, 법학, 군사학 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우편향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며,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현재의 국정농단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며 무작정 옹호하던 사람도 들어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시계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기인 2017년에 맞춰져 있다. 개정된 교육과정의 적용이 2018학년도부터지만 유독 역사교과만 2017학년도부터 적용하게 된다. 국정교과서에는 박정희 정권의 공과를 이야기한다고 되어있지만 성과를 통해 과를 덮는 일종의 물타기를 하고 있다. 유신독재 등 박정희와 관련된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측면들은 대폭 축소되고, 반대로 새마을 운동과 경제성장의 성과는 필요 이상으로 과다 서술되어 있다. 이렇게 잘한 게 많으니 그 정도는 용서해 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 라는 시각 형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딸이 아버지 탄생 100주년에 맞춰 바치는 ‘효도교과서’, ‘박정희 위인전’으로 손색없다. 국정 농단을 한 딸은 아버지 명예회복을 위해 역사 농단까지 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다. 우리 헌법은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으나,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수립일로 변경함으로써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있다. 건국절 운운해 왔던 뉴라이트 사관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되고, 항일독립군 토벌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다카키 마사오’의 반민족행위가 세탁되진 못할 것이다.

국정교과서에는 이밖에도 친일파의 매국 행위나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오를 축소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고 있으며, 민주화운동이나 북한에 대한 서술도 다분히 현 정권의 입맛에 맞게 왜곡되어 있다.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통일된 교과서냐, 다양한 교과서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역사 해석을 독점하고 정치적 목적하에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강요하는 것이 바람직하냐 아니냐의 문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국정교과서가 있는 나라는 한 곳도 없으며, 사상 통제가 심한 북한 등 일부 국가에만 있다고 한다. 역사를 국정교과서 하나로 가르쳐야 혼란이 없고 국론이 통일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당도 하나만 있어야 혼란이 없고 국론이 통일된다고 주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과 같은 일당 독재를 옹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반민주 종북세력’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육감들은 그동안 계속해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 중단 및 폐기를 촉구하였다. 아울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어떠한 협조도 거부할 것이며, 강행에 따른 반교육적 폐해를 막기 위하여 모든 방안을 강구하여 대처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교육부에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한 이후에도 교육감협의회는 지금은 교과서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행시기, 또는 혼용 방안을 검토할 때가 아니라며 즉각적인 중단 및 폐기를 선언하라고 촉구하였다.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이 임박했다. 박근혜표 국정 역사교과서를 즉각 폐기하는 것만이 국민과 역사와 미래세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학자 전우용 교수의 촌철살인 명언을 되뇌어 본다. “훌륭한 지도자는 역사를 바꾸고, 저열한 권력자는 역사책을 바꿉니다.”

차상철<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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