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위기는 공동체적 성장의 분기점 될 것”
“지금 위기는 공동체적 성장의 분기점 될 것”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6.11.27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 서울의 북한산자락에 위치한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자의 자택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총재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위기의 한국경제에 대한 질책과 처방법을 직설적으로 토해냈다. 소인섭 기자

 서울의 북한산자락, 남쪽을 보고 큰 창을 낸 그의 집에서 약 한 시간 동안 마주했다. 박승(80) 전 한국은행 총재다.

우리 지역 김제 백산 출신으로 한국금융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경제를 걱정하고, 언제든 불합리한 제도와 싸울 태세를 하고 있었다. 비교적 중도라고 자신을 규정하고 또 평을 듣지만 충분히 진보적 사고를 하고 있고 실천력까지 지닌 인물이다. ‘국가원로’다. 가장 재미있는 일상을 묻자 “특별히 없고, 우리나라가 잘 되는 거 보는 것이 좋은 일인데…”라고 했다. 허탈한 지식인의 걱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7월 그는 논문 ‘한국경제 위기와 구조개혁’에서 ▲계층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자본주의 체제위기 ▲양극화가 깊어지는 분배위기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성장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개혁은 진보적 개혁과 보수적 개혁을 패키지로 묶어 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제안했다. 지난달 강연에서는 “과거에는 위기만 넘기면 성장 활력이 복원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정말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걱정했다. 복원력을 잃은 한국경제가 위기라고 진단하고 개혁이 필요하다는 박 전 총재로부터 위기의 한국을 구할 방도를 찾아보자.

-한국경제가 위기가 아닌가. 먹고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위기의 실체는 무엇인가.

▲김대중 정부 때 5%대이던 경제성장률이 지금 2%대로 반토막 났다. 그나마 성장과실마저 대기업이 독점하고 일반가계소득은 마이너스로 매년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런데다가 가계부채는 늘어나고 전·월세 주거비는 올라 민생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빠져 있다. 실업자는 늘어나고 살기는 어렵고, 여기에 계층상승의 기회마저 박탈되고 있다. 농촌서 태어나 장관도, 한은 총재도 한 나는 개천서 용이 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것을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지금은 부모가 어렵게 살면 자식을 제대로 교육을 시킬 수도 없어 가난이 대물림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그런데 얼마 전 대통령은 ‘이렇게 살기 좋은 세상을 흙수저니 하면서 비하하는 말을 하느냐. 그래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기득권 계층이(나) 하는 이야기다.

-우리 경제가 왜 그렇게 되었는가. 우리 경제의 기본질서가 잘못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한국의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있다고 본다. 나만 잘살면 되다는 가치관이 팽배해 있다. 그러다 보니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그리고 좋은 지위에 있는 사람과 아래 지위에 있는 사람의 격차가 엄청나게 확대돼 있다. 전체로 보면 경제가 많이 성장했지만 복지수준은 형편없이 낮은 상황에 있어서 성장과 복지간 격차가 대단히 크다. 1인당 소득은 3만 달러에 근접해 있어서 선진국 문턱까지 와 있지만 복지수준은 OECD 34개국 중 꼴찌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는 노무현 정부 때 세계 11위에서 이명박 정부 때 19위로 밀려났고 지금은 26위로 처져 있다. 국민총생산에 대한 정부 복지지출 비율과 국민행복지수 모두 34개국 중 꼴찌지만 노인 빈곤율과 국민 자살률은 1등이다. 우리 경제 틀이 잘못돼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경기를 살린다고 금리를 내리고 재정지출을 늘리는 등 부양책을 써왔는데 그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이런 단기부양책은 치료제가 아니라 진통제다. 일시적으로 부동산 값을 올리고 주가를 올려서 자산거품을 일으켜 국민 체감경기가 호전되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뿐 경제활력을 치료하는 효과는 없다. 그런데 이러한 진통제만 정부가 계속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20년 동안 이런 진통제를 써온 결과 경제성장률은 제로인 장기 불황 늪에 빠져 있다. 우리가 그런 일본을 따르는 것이다. 그럼 치료제는 무엇인가. 빈부격차를 줄이거나 민간소비를 늘리거나 노동·교육·세제 개혁을 하거나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는 이른바 구조개혁이다. 구조개혁은 손을 못 대고 진통제만 계속 쓰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최근 5년 새 46%가 늘었다. 금융전문가들조차 가장 우려되는 위험으로 꼽았다. 이래도 되는가.

▲가계부채는 정책실패에서 나온 시한폭탄이다. 우리 경제성장은 심각한 위기 국면에 들어갈 것이다. 이 가계부채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6년에 600조였다. 10년 뒤인 올해 1천300조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10년간 통계를 보면 미국·프랑스·독일 등 모든 나라의 가계부채는 감소하거나 그 수준을 유지하거나 그랬다. 한국만 유독 매년 8% 이상 증가해서 가계부채증가율이 OECD 34개국 중 1등이다. 이것은 우리 정부가 빚을 얻어 집을 사라는 이런 잘못된 정책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우선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가계부채의 총량을 동결해야 한다. 부작용이 있다 해도 그렇게 해야 한다. 부동산 부양책도 마찬가지다. 빈부격차만 커진다. 기본적으로 집·땅값은 지금보다 월등히 내려야 하지만 부작용이 많으므로 현상에서 동결시켜야 한다. 한편에서 가계소득을 올려서 우리 국민이 집 마련이 쉽도록 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다.

-현재 한국 경제의 위기는 정부의 정책실패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산업화시대 우리나라 경제성장은 수출이 이끌었다. 수출은 매년 두자리수 이상 증가해서 7~8% 고도성장을 이뤘다. 정부는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에 온갖 조세·금융 특혜지원을 해주고 수출을 독려했다. 여기서 재벌과 권력이 합작하는 정경유착이 시작된 것이다. 반면 가계는 쥐어짜서 가계소비를 줄이도록 했다. 소위 가계소비절약, 저축증대 운동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수출은 작년에 연간 8%, 올해도 9월 말까지 연간 9%가 감소하고 있다. 수출이 이처럼 줄기 때문에 수출의 성장주도 능력은 모두 없어졌고 그래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수출주도, 대기업 주도 성장정책을 추진중이다. 전력요금체계가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 전력요금은 대기업엔 싸게 팔아 적자를 내고 가계에는 여러단계의 누진제를 적용해 비싸게 팔고있다. 한전은 올해 14조 원의 흑자를 낸다. 가계 돈을 긁어서 대기업에 몰아주는 구시대의 전형적 잔재다. 수출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시대가 지났다면 대안은 무엇이냐. 바로 민간소비다. 수출이 하는 역할을 소비가 하는 것이다. 미국·일본·영국·프랑스 모두 경제성장은 민간소비 주도다.

-그러면 앞으로 경제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가.

▲수출 대신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을 주도해야만 한국이 3%대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대기업 소득보호 정책은 가계소득 보호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법인세를 거둬 저소득층에 나눠주는 복지정책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법인세를 올려 4조 원을 더 거두는 정책 대신 담배세를 올려 6조 원을 더 거둬 들였다. 거꾸로 가는 정책이다. 선 성장 후 복지 정책은 ‘성장-복지 병행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민간소비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소비 늘리자면 복지를 늘려야 한다. 복지를 늘리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은 민간소비를 늘려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첩경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

-가계소득이 경제성장을 이끌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은 어떤 것인가.

▲가계소득을 늘리는 일, 빈부격차를 줄이는 일, 대기업 소득을 가계로 환류시키는 일, 국민복지를 늘려주는 일이 구체 방법이다. 이것이 바로 소득재분배 정책이다. 정부가 대기업과 부유층을 중심으로 세금을 거둬서 복지를 늘리고 빈부격차 줄이는 데 쓰는 정책을 말한다. 이런 점에서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저출산문제가 장기적으로는 한국경제성장의 최대걸림돌이라고 했다.

▲2018년 이후 인구가 감소한다. 인구가 줄면 학교·음식점·편의점·주택수요·세금·군인·골프장·체육시설 등 모든 것이 줄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불황이고 디플레이션이다. 저출산은 디플레로 직결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일본이다. 일본은 2009년 인구가 줄기 시작함에 따라 모든 것이 줄어 지방부터 점점 죽기 시작했다. 그래서 경제활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도 그렇다. 미국은 이민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민국가가 아니다. 오히려 이민은 실업자를 늘리기 때문에 앞으로 이민은 줄여야 한다.

방법중 하나는 남북통일이다. 북한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인데 장기적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국내적으로 해결하는 것인데, 결혼 정책이다. 예를 들면 저소득 부부에게 장기 저리 아파트 공급 등으로 결혼을 장려하고, 자녀를 많이 둘수록 세금을 줄이고 연금 등 사회보장 혜택을 주며 직장에서도 불이익을 없애줘야 한다.

-남북관계개선이 한국경제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근거가 있을법하다.

▲남북통일은 물론 대한민국 활력을 위해서도 관계개선은 필요하다. 현재의 압박정책만으로는 안 되고 압박과 대화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지금의 압박정책은 중국으로 하여금 기름공급을 끊고(가장 중요하다), 물자공급 중단과 무역을 단절시켜야 하는데 중국이 듣지 않고 있어서 실효가 없다. 마치 구멍 난 독에 물 붓기다. 더군다나 사드 배치는 (중국을 자극하기 때문에) 대북문제 해결에 방해되는 것이다. 흔히 김대중 정부 때 퍼주기를 해서 그것으로 핵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판단이다. 북한에 준 것은 연 5억 불인데, 한국 국민총생산의 0.06%로, 매달 1천만 원 월급 받는 형이 동생에게 6천 원 주는 꼴이다. 퍼주기를 중단한 이명박 정부 이후 지금까지 핵개발이 포기됐는지 묻고 싶다. 핵 문제는 북한의 압박정책과 동시에 인도적 차원의 협력을 통해 남북교류를 하고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핵개발을 자제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서 언급한 남북경제협력을 통한 한국경제 재도약에 대해 말씀해 달라.

▲한국은 일본식의 장기불황으로 갈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여기서 벗어나는데 북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지하자원 매장량이 9천700조 원이라고 한다. 우라늄·희토류·마그네사이트는 세계 1위이고 기타 철·유연탄 등 10여 종이 세계 10위권에 들어 있다. 임금은 월 20만~30만 원 사이로 우리나라의 10분의 1 정도다. 북한의 교육된 인력과 자원에 남한의 자본과 기술을 통합한다면 무서운 힘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한경제협력이 필요하다.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최순실사태 전)경제·사회·정치·남북관계 등이 돌아가는 것을 볼 때 이제는 정권교체를 하는 도리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정권을 바꾸는 일밖에 없다는 결심을 한 상태였다. 또 이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경제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국정공백 사태와 개혁방향을 짚어 달라.

▲한마디로 말해서 정권이 심하게 부패했고 나라 기강이 무너졌음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돼야 하는데 극단적인 이기주의 가치관에 대한 국민적 자성과 민중의 저항이 커지고 기득권 중심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개혁 요구도 따라 커질 것이다. 공동체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서는 하야를 먼저 선언하고 거국내각 총리를 국회와 협의해 선임한 다음 하야 일정과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 늦어도 내년 6월 이전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것이 국가 장래를 위한 최선의 길이다. 이대로라면 자기도 불행이고 국가도 불행이다.

-고향에서 청소년기까지 보냈다. 어린 시절은.

▲김제시 백산면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 때부터 농사일을 하면서 자랐다. 모심기, 벼 베기, 땔감 만들기 등. 중학교는 김제에 학교가 없어서 이리공업중학교(이리공고) 왕복 14㎞를 걷고 기차통학을 하면서 6년을 마쳤다. 목화로 베를 짜 만든 옷을 입고 검정 고무신을 신고 학교에 다녔다. 어렵게 자랐다.

-고향 전북에 어떤 관심을 두고 있나.

▲지금도 항상 전북이 내 고향이란 걸 자랑스럽게 앞세운다. 두 달에 한 번꼴로 고향나들이를 한다. 이제 아는 사람이 서넛밖에 없지만 자주 가고 싶고 평안을 느낀다. 갈 때마다 전북의 위상이 너무 소외받고 있구나라고 느낀다. 농촌은 어린이들이 없고 노인들만 있어서 10년 20년 뒤에는 이 고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지역살림이 빠듯하다. ‘변방’ 전북의 전망을 듣고 싶다.

▲농경사회 때와 달리 산업화 사회에 들면서 경부 축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소외되기 시작했고 특히 정치적으로 호남이 많은 차별을 받으면서 낙후지역으로 돼 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낙후되고 소외됐던 지역이 30년, 50년 뒤에는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전북도 새만금사업도 있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친환경적으로 농촌을 개발하고 산업을 개발한다면 살기 좋은 고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는데 이것은 전북인들이 하기에 달렸다.

-김제시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줬고 발전기금을 보내 학교 운영을 돕고 있다고 들었다. 그뿐 아니라 장기를 사후 기증키로 했고 남은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그런 결심은 무엇인가.

▲오늘의 나는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고향과 나라의 덕이다. 평생 내가 대학교수로써, 공직자로써 청빈하게 살아온 내가 저축이 있으면 얼마나 되겠나. 남은 재산은 그늘진 곳에 가게 된다. 유언장에는 어디로 보내라고 써 놨다.

-자녀를 모두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웠다. 교육관은 뭔가.

▲정신교육에 주력했다. 교수였기 때문에 저녁식사는 늘 가족과 했다. 밥상머리에서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면서 정신력을 키웠다.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물질보다는 정의감, 사회적 봉사, 자기책임원칙, 부정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세상을 살지 않고 항상 남에게 겸손하기와 양보하기와 같은 교육을 시켰다.

-호를 청도(靑稻)다. 어떤 의미인가.

▲어린 시절 농촌에서 모를 추는 일을 했다. 김매기를 할 때 넘어진 모를 뒤 따라 가면서 세우는 일이다. 흙냄새, 농부들 땀 냄새, 벼 냄새 등 세 가지가 어우러진 냄새가 있다. 코에 진하게 들어오는 그 냄새가 각인돼 있다. 그 냄새를 생각나게 하는 호를 생각해 봤다. 제일 그 냄새를 불러오고(재생) 맡기 쉬운 것이 바로 푸른 벼 청도다.

◆박 승 전 총재는

일제가 쌀 수탈에 열을 올리던 1936년, 수탈의 현장 김제에서 태어났다. 소작농에 시집 와 가장 험한 일을 하며 자식들을 키웠다는 어머니 그리움에 지금도 두 달에 한 번 고향을 찾는다. 사후 장기 기증을 서약했고 모든 재산을 사회에 기증한다고 했다. 다섯 자녀 가운데 넷의 결혼식을 가족행사로 한 그다. 벌써 20여 년 전에 말이다. 칠순·팔순잔치도 동네 음식점에서 가족끼리 했다.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25년간 대학교수를 하다 청와대 경제수석, 건설부장관, 한은총재를 했다. 그래서 사회적 기득권이 있지만, 기득권층의 ‘기름진 때’를 그에게서 찾을 수 없다. 자신은 기득권 중심에 있지 않다고 했다.

아내(권영하·익산)와 함께 사는데, 2남3녀 모두 독립했고 손자녀 11명을 뒀다. 자신(경제학)은 물론 두 아들(경제·정치학)과 사위 셋(물리·환경·공학)이 모두 박사학위를 가졌고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학자집안이다.

김제 백석초와 이리공업중고·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했다.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했다. 1976~2001 중앙대 정경대 경제학과 교수, 1988.02~1988.12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1988.12~1989.07 건설부 장관, 2002.04~2006.03 한국은행 총재, 2002.04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등을 지냈으며 지금은 중앙대 명예교수와 대통령자문 국민원로 회의 위원이다.

한국경제성장론·한국경제의 역동성은 위기에서 나온다 등 8권의 저서와 역서가 있고 경제체제와 개발모형·한국경제 위기와 구조개혁 등 수많은 연구논문이 있다. 상훈가운데 자랑스런 전북인상(2011)이 눈에 띈다.

서울=소인섭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