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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최순실, 제2의 박근혜를 막으려면
유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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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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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지난 20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등의 공범으로 인정했다.

 돌이켜 보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TV조선의 보도로 촉발되었다. TV조선이 7월 26일 민간문화재단 미르가 설립 두 달 만에 대기업 자금 486억원을 끌어모았고, 여기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했다고 보도하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첫 단추를 끼웠고,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의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결정타는 JTBC의 보도였다. JTBC는 10월 24일 최씨의 컴퓨터를 입수해 파일들을 분석하여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넘겨받아 이를 수정하는 짓을 하는 등으로 국정에 개입한 정황을 보도하였고, 이후 국민들의 분노는 100만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이번 검찰의 발표는 새로운 것을 밝혀낸 것이 아니라 이미 백일하에 드러난 내용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이나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이 박 대통령 모르게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등과 공모하여 이러한 짓들을 한 것은 너무 명백하다. 검찰도 99% 입증 가능하다고 할 정도의 내용이다.

 이런 검찰의 발표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너무 뻔뻔하다. 청와대는 검찰의 발표를 부인하며 검찰조사에 응하겠다던 입장마저 뒤집었다. 청와대 대변인은 “수사팀 발표는 전혀 사실이 아닌 사상누각”이라며 “대통령의 책임 유무를 명확히 가릴 수 있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하루빨리 이 논란이 매듭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앞으로 국정에 소홀함이 생겨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박 대통령의 변호인도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지 않았다며 특검에서 무고함을 밝히는 한편 합법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의 책임 유무를 가리자며 탄핵절차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검찰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말을 한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저런 핑계로 검찰조사를 미루고 최씨 등을 기소할 때까지 버티더니 이제는 검찰의 수사발표를 부인하고, 나아가 검찰조사를 거부하겠다니 그저 황당할 뿐이다. 탄핵을 당하기 전까지는 대통령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겠다니 박 대통령이나 그 주위에 있는 인사들의 정신상태가 정상인지 의심스럽다. 도대체 무슨 낯으로 국민들을 대하고 외국 정상들을 만나 국가를 대표하겠다는 것인가.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막장 드라마만 봤는가. 이제는 스스로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남은 길은 하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석고대죄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국회가 추천한 국무총리에게 넘기고 사임해야 한다. 그 이후 6개월 이내에 대통령을 다시 선출하면 그만이다. 이를 두고 헌정중단 운운하는 것은 틀린 이야기이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사임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 대통령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잘못한 대통령은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책임정치이다.

 혹시 박 대통령이 합법적 절차를 빙자하여 탄핵을 유도하고 시간을 벌려고 한다면 이는 착각이다. 우리 헌정 사상 이렇게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든 대통령은 없었다. 5%를 제외한 나머지 국민들은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그렇게 뻔뻔하던 보수 언론조차도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미련을 둘 것은 아무것도 없다.

 차제에 일신의 부귀와 영달을 위하여 최순실 일당에 빌붙어서 기생한 자들을 처단해야 한다. 1992년 12월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김기춘은 부산 초원복집에서 ‘우리가 남이가’, ‘부산·경남 사람들 이번에 김대중이 되면 영도다리 빠져죽자’, ‘장관이 되면 얼마나 좋은가 아나’는 등의 언사를 농했던 자이다. 겉으로는 법과 원칙의 화신인양 가식을 떨던 자가 뒤에서는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조장하며 공직을 일신의 영달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런 자들의 처단은 대통령의 사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런 자들처럼 공직을 사리사욕 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영혼 없는 공직자들이 없어져야 제2의 최순실, 제2의 박근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유길종<법무법인 대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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