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듯 소통하자
물 흐르듯 소통하자
  • 강병재
  • 승인 2016.10.25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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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신문과 방송을 통해 세상사는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영화가 현실인지 현실이 영화인지 난감할 때가 있다. 이웃 간 층간 소음이나 주차 문제, 가족 간 재산 다툼처럼 사소한 싸움이 살인까지 이어지는 걸 보면, 우리가 얼마나 소통에 목마른 시대에 살고 있는지 절감하게 된다.

넓게는 경주발 대지진과 태풍 ‘차바’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 시 구조 조치와 재해민들 구호를 위한 후속조치 과정 속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 조직이 올바른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조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소통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면 의미 있는 소통이란 무엇일까? 소통(疏通)이란, 사전적으로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또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뜻한다. 그런데 소통이라는 글자를 드려다 보니, 소통의 ‘소(疏)’ 속에는 물의 흐름을 뜻하는 ‘류(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물은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순환하는 성질을 갖는다. 또한, 흐르지 않고 고이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소통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인 소통은 불통과 다르지 않고, 서로 통하는 선순환의 쌍방향 소통이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아닌가 싶다.

물과 관련된 의사결정 속에도 소통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그 대표적인 사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구성·운영하고 있는 수돗물평가위원회이다. 수도법 제30조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수돗물평가위원회는 현재 수도사업자(지방자치단체) 별로 상수도 전문가, 교수, 시민·환경단체, 시의원, 언론인, 주부 등 각 계 각층을 대표하는 시민으로 구성되며, 상수도 행정 전반에 대한 정책 자문 역할과 수돗물 공급과정 개선방안 등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지역의 경우, 최근 전주시 수돗물 평가위원들은 용담댐과 고산정수장을 직접 둘러보며 수돗물 공급과정 전반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익산시는 수돗물 평가위원회를 통해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상수도 급수체계 전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또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양질의 소통을 위해서는 관련 정보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물과 관련해서는 빅데이터 기반의 물정보포털인 ‘My water(www.water.or.kr)’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포털에서는 전문가에서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국내 댐 운영 현황, 상하수도 및 지하수 수질 등에 대한 실시간 기초정보뿐만 아니라 건강과 관련한 물 관련 생활상식까지 물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 곳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소통이 이루어지면, 이는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되어 우리 사회가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된다.

현재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노후관 개량 및 ICT 융합형 누수 감시 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누수 감시, 그리고 체계적인 수질관리 등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수돗물 직접 음용률은 약 5.4%로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음용률이 낮은 이유는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수돗물이 맑게 정화되어도 전달되는 배관시설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막연한 불신을 해소하고 수돗물 음용률을 높이려면 수도 배관시설을 개선하는 지원 사업과 같은 수돗물의 품질에 대한 투자와 함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이 꼭 필요하다. 물 흐르듯 소통하여, 온 국민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강병재 K-water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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