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은 벽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다
융합은 벽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다
  • 이신후
  • 승인 2016.10.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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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합과 창조,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용어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단어들은 정보통신과 산업을 넘어 문화, 예술, 학계에 이르고 있으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지난 8월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끄는 게임이 있었다. ‘포켓몬GO‘라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게임으로 특정 위치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비춰보면 캐릭터가 나타나 그것을 사냥하는 게임이다. 화면 속 자그마한 포켓몬을 잡기위해 속초에 몰리는 사람들 때문에 버스 티켓 매진되는 등 연일 화제를 낳았다. 또 이와 비슷한 가상현실(VR)을 이용해 가상으로 문화재를 복원하여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들도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술에 어떤 특별한 것이 있기에 이렇게 인기가 있는 걸까? 사실 기술 그 자체의 의미보다 문화콘텐츠에 의한 요인이 더 크다. 기존에도 유사한 게임이 존재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증강현실을 경험하기보다 어릴 적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았던 귀여운 몬스터가 잡고 싶었다.

앞서 보았듯 기술 자체보단 문화, 예술 등 전혀 다른 분야가 결합했을 때 그 파급력은 더 커졌다. 각기 다른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틀을 깨면서 기존에 없던 또 다른 가치들이 생겨난 것이다. 전혀 공통점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분야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융합이다.

융합은 산업과 정보기술에만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기존의 고정된 사고와 논리를 뛰어넘어 이뤄진다는 점에서 결국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한계는 무한하다. 사람을 중심에 둔 융합의 관점에서 최근에는 공적 영역에서도 기업, 타 행정기관들의 부서 간 업무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정보통신 기업들과 협의하여 주요 관광지에서 공공Wifi를 설치하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고,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를 위해 국립공원 관리공단과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타 시군과 업무를 연계하는 등 융합을 통해 도민의 만족도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대상과 콘텐츠를 뛰어 무한한 가능성과 파급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융합이지만 단순히 많은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춘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시대흐름과 요구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져야지만 그 가치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더욱 그래야 한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고자 할 때 내가 가진 경계를 허물고 다른 이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비로소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진정한 의미의 융합은 스스로 경계를 허물어 자연스럽게 넘어 흘러 들어오게 하거나 내가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자신의 논리와 틀을 다른 이에게 강요한다고 해서 억지로 이해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다른 이의 생각을 그저 받아들인다고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한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창조의 출발도 나의 논리적 사고나 축적된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틀의 경계를 스스로 무너뜨렸을 때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나 새로운 논리가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옴으로써 전혀 다른 새로운 것들이 탄생되기 시작할 것이다. 

사람 사이에 경계, 나의 사고의 방벽을 허물었을 때 창조와 융합이 자연스러워 지며 비로소 새로움의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란 내가 그대에게 달려가 꽃이 되고 그대가 나에게 달려와 꽃이 되는 것이다(신영복선생님).


이신후 / 재)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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