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구중·초등학교 행복금구 진로페스티벌에 다녀와서
금구중·초등학교 행복금구 진로페스티벌에 다녀와서
  • 박경주
  • 승인 2016.10.03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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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판에 황금물결이 가득하다. 농부의 땀과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는 가을이다. 봄에 땅을 고르고 씨앗을 뿌릴 때, 농부의 꿈은 이렇게 풍성한 결과를 원했을 것이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산다. 인생의 농사에서 어릴 때 가슴에 꿈이 생기면 목표가 된다. 정말 하고 싶은 일, 살아가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인생의 목표는 대부분 어릴 때 가슴에 자리 잡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꿈의 대부분은 먹고살기 위한 생활로 변질되어 진행되고, 문득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 나는 행복한가? 내 꿈이, 이 삶이었을까? 반추하게 된다. 우리는 말한다.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 주어야 한다고,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관내에 있는 금구중학교에서 9월 28일부터 29일까지 2일간 ‘행복금구 진로페스티벌’을 한다고 참여를 부탁하는 연락이 왔다. 입시 홍보를 위해 고등학교에는 방문과 진로 상담을 나가지만 중학교에는 갈 기회가 없다. 중학교에서 진로페스티벌에 대학의 참여를 부탁한다고 하여 평소에 꿈과 목표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선뜻 응하면서도 전시성 행사일까에 대해 의심을 피할 수 없었다.

행사 전날 학교를 방문하니 학교 명칭이 금구중·초등학교였다. 초등학교는 1912년 개교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중학교는 1971년 개교해, 2005년 초·중학교가 통합되었다. 지금 학생 수는 중학교와 초등학생을 포함해 250명이 되지 않은 학교였다.

방문할 때도 행사 준비사항이나 면단위 중학교의 시설 규모를 보고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28일 행사장인 강당에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 강당 바닥에 각 학생의 꿈과 목표가 가득 붙어 있었고, 만나는 학생마다 밝고 맑은 얼굴로 인사를 하고, 학부모님들이 준비한 포장마차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간식거리 제공, 김제폴리텍대학, 전주대학교, 원광대학교, 원광보건대학, 전주비전대학, 기전대학 등이 참여한 다양한 진로 체험 13개 부스에 관심과 열정을 보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의 행진이 계속되었다.

기획과 운영을 맡은 정창웅 선생님을 따라 교장실에 들어서면서 또 한 번 놀랐다. 교장실의 명칭이 ‘금구카페’이다. 완벽한 바리스타로 변한 교장선생님,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학생들의 독서실이면서 휴게공간이고, 토론의 공간이면서 소통 공간의 조화, 가구도 직접 설계, 배치로 가변성을 지닌 구성, 전교생이 사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사진 부분 ‘예술꽃씨앗학교’ 였다. 김판용 교장 선생님의 교육 철학과 사진작가 수준의 노력, 그리고 같은 공감으로 용기와 열정을 함께 하신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만들 수 있는 꿈의 요람을 보고 이틀간 참 행복했다. 습관은 부모님을 따라 배우고, 꿈을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구체화되며, 노력은 친구와 이웃을 만나면서 열정의 불길이 붙는다고 생각한다.

2일간 직업체험을 위해 50여 개의 로봇 체험 키트를 가지고 나갔다. 한 개의 로봇 키트에 2명이 팀을 이루며, 조립해 동작시키는데 2~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체험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서였다. 학생들의 수요가 많아서 테이블을 늘렸지만, 강당이 한정된 공간이라 더 이상 늘릴 수가 없었고,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체험 요구가 많았지만 준비해간 키트 수가 적어서 정말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아울러 최근 세계적인 산업추세인 ‘스마트 팩토리’홍보 영상에는 학생들이 앉아서 관람하는 열기에 선배 공학자로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꿈은 우리들 미래의 자산이다. 정부 3.0 프로젝트 공간에 기회가 허락된다면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에 폭을 넓혀서, 학생이 적은 학교라도 꿈의 씨앗을 심어 줄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폴리텍대학에서는 기꺼이 참여하여 아이들과 진로체험의 마당에서 놀고 싶다. 다시 한 번 교육자의 길을 돌아보게 기회를 만들어 주신 금구중·초등학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2일간 어린 동생들의 투정을 받아가며 로봇 조립과 동작을 도와준 메카트로닉스과 2학년 학생들에게 수고했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이틀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을 느끼게 해 준 금구중·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애들아! 너희들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우리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이다. 사랑한다!”

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메카트로닉스과 교수 박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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