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환 신부 대통령 포장 수상
지정환 신부 대통령 포장 수상
  • 박영기 기자
  • 승인 2016.09.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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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치즈의 아버지이며 대한민국 치즈의 산 증인인 지정환 신부(밸기에, 본명 디디에 세스테벤스)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16년 지역산업 진흥유공 주민행복분야’에서 대통령 포장을 수상했다.

28일 일산 킨텍스에서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2016 지역희망박람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됐다.

이날 수상한 지정환 신부는 “나는 임실 지씨를 가진 임실 사람이다”며 “임실 사람들이 기쁘고 즐겁게 화합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정환 신부는 벨기에 출신으로 1958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지난 1959년 한국과 인연이 시작됐다.

임실군과 인연은 지난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하며 시작됐으며 척박한 임실에서 무엇을 해야 청년들의 일할 것인가라는 고민 끝에 키우고 있던 산양 2마리와 산과 들에 풀이 많은 점을 착안해 청년들과 산양유를 짜서 팔기 시작했다.

이듬해 1965년 임실 청년들에게 산양을 분양하고 본격적으로 산양을 사육해 1966년 ‘임실산양협동조합’을 설립해 산양유를 판매했다.

팔고 남은 우유를 가지고 치즈개발을 시작했으나 치즈 제조 기술 부족으로 치즈생산에 거듭 실패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굳은 의지로 임실읍 성가리 377-8번지 일원에 한국 최초의 치즈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나 치즈생산에 필요한 여건이 부족했다.

숙성에 맞는 기후조건을 만들기 위해 산양협동조합원과 함께 치즈공장 뒤편 산에 토굴을 만들어 지난 1968년 까망베르 치즈생산에 성공했으며, 서울의 유명호텔과 남대문시장에 ‘정환치즈’로 납품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선진 기술을 익히고자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기술연수를 받은 후 임실로 돌아와 까망베르치즈와 체다치즈 등을 생산했으며 우편판매와 조선호텔 납품을 시작으로 치즈의 명성을 확보했다.

협동, 자조, 공동체 생활과 끝임없는 노력으로 이뤄낸 경제활동은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한국을 사랑하는 숭고한 정신과 마음에서 비롯됐다.

치즈산업의 규모와 사업의 확장에 따라 임실치즈협동조합이 출범해 치즈산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스스로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한 지정환 신부는 지난 1981년 치즈사업에서 손을 뗀 후 홀연히 벨기에로 출국했으며 1983년 입국 후 장애인 복지를 위한 공동체를 설립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

지정환 신부로부터 출발한 임실군의 유가공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다 지난 2004년 신활력사업을 시작으로 임실군의 치즈산업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치즈하면 임실, 임실하면 치즈’라는 닉네임을 얻게 됐다.

특히, 14개 유가공 업체 중 목장형 소규모 유가공 업체가 12개소로 전통 방식의 임실N치즈, 숙성치즈, 발효유 등을 생산해 전국각지에 공급하고 있으며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1차 산업인 낙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공생산을 통한 2차 산업화의 성공을 이뤘으며 지속 성장 발전 가능한 치즈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치즈체험관광 분야를 개척해 농업의 6차산업화를 추진했다.

치즈 체험관광의 핵심 시설인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조성해 연간 20만명 이상의 체험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 관광지로 발돋움했으며 지난 2015년 ‘임실N치즈축제’를 개최해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지정환 신부의 도전정신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최초의 치즈 공장을 활용한 임실치즈 역사 문화공간과 박물관을 조성해 살아 있는 교육 공간과 치즈 체험관광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지정환 신부는 벨기에 신부가 아닌 우리 마음속에 영원한 한국인으로 기억되길 희망한다.

임실=박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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