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구조요청’
‘소리 없는 구조요청’
  • 황지은
  • 승인 2016.09.20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린이,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인 이들이 당신에게 검은 점이 찍힌 손을 내민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검은 점이 찍힌 손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바로 ‘소리 없는 구조요청’이다.

 지난해 영국 sns에서는 ‘손바닥에 그려진 검은 점에 주목하자’는 메시지가 화제가 됐다.

 폭력을 겪으면서도 말하기가 힘든 상황에 처한 피해자들을 돕자는 취지의 블랙 닷 캠페인. 메시지는 일주일 만에 500만 명에게 전파되었고 실제로도 49명이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던 한 임산부가 가정폭력을 행사해 온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손바닥에 검은 점과 함께 ‘도와주세요’라는 문구를 적어 의료진에게 내밀어 남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던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캠페인에 동참해 ‘한국판 블랙닷캠페인’이 확산되어 있는 추세인데,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요양원 등 노인복지 시설 안팎에서 폭력에 시달리는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사회적 약자에게는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인 이 점을 상대방이 알아봐 주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어떤 급박한 순간이나 보복이 두려워 자신이 위험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신고를 할 수 없는 경우, 조용하지만 적극적인 도움 요청 표현이 모든 이에게 알려져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황지은 / 완주경찰서 경무계 순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