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추석을 보내며
한가위, 추석을 보내며
  • 정병수
  • 승인 2016.09.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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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추석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올 추석은 그 어느 해보다 더많은 민족의 대이동이 되었다.  

 그만큼 우리 한국인에게 있어서는 전통적으로 추석을 설날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명절로 지내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 추수를 마치고 햅쌀과 햇과일로 하늘과 조상님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며 형제자매 가족의 정을 나누는 것, 얼마나 복되고 좋은 일인가!  

 추석에 대한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인용되는 것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즉 신라의 제3대 유리왕 때 벌인 적마경기(績麻競技)에서 비롯하였다는 것이다.

당시 도읍안의 부녀자를 두 패로 나누어 왕녀가 각기 거느리고 7월15일부터 8월 한가위 날까지 한달동안 두레 삼삼기를 하였으며, 마지막 날 심사해 진편이 이긴 편에게 한턱을 내고 회소곡(會蘇曲)을 부르며 놀았다고 한다. 

 추석은 대부분 1년중 가장 큰 만월을 맞이하는 달의 명절로서, 농경생활에서 차례와 성묘, 놀이등이 잘 전승되어왔으나 현대의 산업화 정보화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절실함이 약해지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추석 귀성은 여전한 실정이다. 

 그리고 최근의 한국사회에 있어 추석은 각 종교별 의식이 이뤄지고 있다. 

 유교에서는 죽은이 섬기기를 살아계실 때 섬기듯이 한다. 즉 조상에게 지극 정성으로 드리는 제사를 통해 신령이 흠향하며, 강복도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조상제사에는 사당제(祠堂祭), 이제(爾祭:9월중 택일해 부모에게 올리는 제사), 기제(忌祭) 등이 있는데, 대체로 4부분으로 되어 있다.  

 첫째부분은 제사전 마음을 모으는 제계(祭戒), 음식을 차려놓는 진설(陳設), 신령이 임재하게 하는 강신(降神)등이고, 둘째부분은 정성스럽게 음식을 올리는 진찬(進饌)과 술을 바치는 헌작(獻爵)등이 있다.  

 셋째부분은 신령이 흠향하도록 하는 문을 닫는 합문(闔門)과 다시 들어가서 차나 숭늉을 드리는 헌다(獻茶)와 제물의 일부를 제주(祭主)에게 먹도록 하는 수작(受昨), 신령의 흠향이 끝났음을 알리는 이성(李成)등이 있다. 넷째부분은 작별인사를 사신(辭神)과 서로 축복하며 제물을 나누어먹는 음복(飮福) 등이 있다. 

 불교에서도 가정제사 기본지침이 있는데, 차례의 상차림은 간소함을 원칙으로 하며 고기 생선류는 제외하고 있다. 육법공양물에 해당하는 향 초 꽃 차 과실 밥을 올리고, 국과 3색나물, 3색과실을 갖춘다. 절차는 영가모시기, 부처님과 영가(靈駕,조상영혼)모심, 제수권하기, 불전 전하기, 축원(문) 올리기, 영가에게 편지올리기, 영가보내기, 제수 나누기 등으로 제사를 마치고, 이후 가족이 둘러앉아 음복하며 조상을 기리고 덕담을 나눈다. 

 천주교는 선교의 큰 걸림돌이 되었던 조상 제사에 대해 1939년 교황 비오 12세가 “제사의식은 그 나라 민속일 뿐, 교리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훈령을 내림으로써 가능해지게 되었다. 천주교의 명절 미사는 가톨릭 전례와 한국인의 전통제례가 합쳐진 양상이다.  

 2003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서 발간한 <상장예식>에 의하면, 차례상에는 촛불 두 개와 꽃을 꽃아놓으며 향을 피워도 된다. 벽에는 십자가상을 걸고 그 밑에 조상의 사진을 모신다. 사진이 없으면 이름을 정성스럽게 써 붙이되 ‘신위(神位)’라는 글자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어 성호를 긋고 성가를 부르고 성경말씀 봉독하기, 가장의 말씀, 가정을 위한 기도 등을 거쳐 차례음식을 음복하고 성호를 긋는 것으로 차례를 마친다, 

 또한 한국천주교는 설과 한가위를 이동축일로 제정, 고유독서와 고유 감사송을 곁들인 명절미사로 거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추석 차례 등을 지냄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으나, 우리 한민족은 그를 초월하여 하늘과 조상, 가족에 대한 감사의 예와 정(사랑)의 나눔을 통해 화합하고 민족정기를 발양 계승하며 국가발전을 도모해나가고 있음에 자긍심을 갖게 된다.  

 정병수(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UPF 전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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