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윤장산(礎潤張傘)으로 다가올 가뭄에 대비하자
초윤장산(礎潤張傘)으로 다가올 가뭄에 대비하자
  • 강병재
  • 승인 2016.09.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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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엘니뇨 등의 기상이변으로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중남미 지역에는 홍수가, 아시아 지역에는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가뭄으로 금년도 태국의 쌀 생산량은 전년대비 19%, 호주와 뉴질랜드의 밀 생산량은 전년대비 27% 줄어들어 각국의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도 43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지만, 다행히 올해 내린 봄비로 다소나마 해갈되었다. 하지만, 여름철 마른 장마로 강수량이 다시 부족해짐에 따라, 9월 현재 전북 도내 용담, 섬진강, 부안 다목적댐의 저수율 평균은 40%, 예년의 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상청 장기예보는 연말까지 예년과 비슷한 양의 비가 오고, 태풍도 한 개 정도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였으나, 기상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당장 올해 가을부터 찾아올지 모르는 가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원에서 안정적인 수량확보가 필요하다. 첫째, 댐과 저수지 등 기존의 수자원시설을 연계 운영하여 한정된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작년 극심한 가뭄을 겪은 보령댐은 금강 백제보에서 보령호 상류까지 총 연장 21㎞ 도수관로를 금년도 신설하였다. 이를 통해 여유 있는 금강의 하천수를 필요시 물이 부족한 보령댐으로 보낼 수 있는 연계운영 용수공급 체계를 구축하였다. 실제 지난 9월 1일에는 가뭄을 겪고 있는 부여군 인근 농경지(1,838ha)에 도수관로를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일최대 11.5천톤 공급가능)하여 지역 가뭄해갈에 도움을 주고 있다. 

  둘째, 기존 수자원시설의 재활용(재개발)이다. 가뭄과 같은 비상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지류하천 홍수예방, 생·공용수 추가 확보, 하천의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하천유지 또는 환경개선 용수 등 지역 내 다양한 수자원 확보가 요구된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수자원시설의 활용도를 재평가하여 증·개축 등 재활용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기존시설을 재활용하면 주변 환경영향을 최소화시키면서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소규모 수자원 저류시설을 확보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다. 우리 전북 지역 내 일부 지자체에서 현재 기존 수자원 저류시설 재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중앙과 지방정부 협력 하에 구체적인 방안이 수립되면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한 기존 시설 연계 또는 재활용이 어렵다면 지역여건에 맞는 중·소규모 수자원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정부정책은 과거 정부주도 Top-down 방식에서 지역주민과 지자체 중심으로 한 건의형의 Bottom-up 방식으로 수자원시설 계획을 수립으로 전환하였다. 실례로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남 산청군에서는 장래 16개 소규모 수자원 저류시설을 설치하여 연간 1억 1천만 톤의 물을 확보하고, 소수력발전을 통해 친환경에너지(500㎾)를 생산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 이러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가뭄은 홍수와 달리 갑작스럽게 오지 않지만, 그 파급 영향 범위가 광범위하고 단기적인 대응 방안이 없기 때문에 자연이 주는 신호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미리 살펴보고, 사전에 대비하여만 그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초윤장산(礎潤張傘 :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펴야한다)이란 사자성어처럼 지금부터라도 가뭄에 대비하여 지역여건에 맞는 수자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물관리가 필요한 지금, 다가올 위기에 미리 대비하여야 한다.

 강병재 k-water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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