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1> 전주향교
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1> 전주향교
  • 김상기 기자
  • 승인 2016.09.0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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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한옥마을은 방문객 500만 명을 넘어선 게 3년 전인데, 이제 천만 명이 코앞이다. 휴가철 가고 싶은 검색순위 1위며, 7월에는 세계적 여행안내서 출판사 ‘론니플래닛’이 1년 안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 관광명소 3위로 한옥마을을 선정한 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런 이유로 ‘이동근의 문(文)·화(畵) 스캔들’은 한옥마을을 시작점으로 택했고, 숨겨진 보물 전주향교를 먼저 조명하기로 했다.

전주향교는 고려 공민왕 3년(서기 1354년), 유학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한때 대성전, 명륜당, 계성사, 사마재, 양사재, 책판고 등 99칸 규모로, 성균관을 모방해 수도향교라 칭할 정도로 방대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로 인기도 높다. 예전엔 ‘성균관 스캔들’로 유명세를 탔고, 최근에는 박보검 출연의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이곳을 찾은 3일 오전에도 촬영이 진행됐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조금 일찍 왔으면 그 장면도 담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소소한 아쉬움이 남았다.

향교에 들어서면 족히 400년은 됐음직한 아름드리 은행나무 2그루가 인상적이다. 대성전을 거쳐 명륜당으로 가려면 ‘낮고’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예를 표하라는 뜻이다. ‘머리조심’ 문구가 훤하다. 방심하면 “쿵~”하며 머리를 찍기 십상이다.

화가는 터 좋은 곳에 앉아 풍경을 감상한다. 큼지막한 은행나무와 명륜당, 시간의 흔적, 그리고 사람들. 사람이 중요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부부, 여행 온 젊은 연인, 마루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는 중년의 여성들.

화가는 화선지를 펼치고, 천천히 붓을 들었다. 붓은 붓이되, 대나무를 깎아 만든 대창이다. 대창에 먹을 찍어 화선지 위에 스케치를 한다. 담백하게 먹물이 스며들며 산뜻한 형상이 자리를 잡아간다. 이제 시작이다. 이렇게 떠돌며 전북의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

김상기 기자

[기획의도] 이동근의 문(文)·화(畵) 스캔들

기록적인 더위도 한풀 꺾이나 봅니다. 팍팍한 삶에도 가을이 찾아왔으면 합니다. 본사는 창간 28주년을 맞아 지역민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향기와 여유가 있고, 애향을 불러일으키는 신문사로 거듭나고자 ‘이동근의 문(文)·화(畵) 스캔들’을 연재합니다. 글과 그림으로 스캔들이 될 만한 이야기를 엮어 휴식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전북 곳곳을 더튼 결과물들은 주 1회, 매주 화요일, 2편의 그림과 짧은 글의 형태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이동근 프로필]

<주요경력>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원광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12회(서울, 전주, 제주)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2000, 2005, 2013)
전북예술상 수상(전북예총)

<작품소장> 전북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대검찰청,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미술은행,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라북도청, 우석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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