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생존이 성공의 비결?
적자생존이 성공의 비결?
  • 오종남
  • 승인 2016.08.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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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지난주 토요일(8월 20일) 매일경제신문사가 주관하는 “영 리더스포럼”에서 “21세기 나의 인생 설계”라는 주제로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런데 막상 가서 강당을 꽉 메운 청중을 살펴보니 대학생 수준의 영 리더만이 아니고 이미 사회에서 리더로 활약하고 계신 분들도 상당수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 리더와 올드 리더가 함께 섞여 있는 청중을 상대로 특강을 할 수밖에 없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생각 끝에 필자는 이제까지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 가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1952년 3월에 태어난 필자는 20세기에 대략 인생의 절반을 보내고 나머지 절반을 21세기에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50년 전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볼 때 전형적인 후진국이었음을 지난번 칼럼(행복하기 위한 노력을…)에서 쓴 바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나라 현주소는 2015년을 기준으로 어디에 해당되는가? 국토 면적은 새만금 간척지 409㎢가 추가되어 10만㎢를 넘었고 이는 세계 109위에 해당한다. 인구는 5천만 명 수준으로 세계 28위고, 국내총생산(GDP)은 1조 4천억 달러 수준으로 12위 정도다. 끝으로 수출입을 합한 무역은 1조 달러 정도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요컨대 세계 73억 명의 0.7%에 해당하는 5천만 명의 인구가 세계 총생산 70조 달러의 2%에 해당하는 1조 4천억 달러를 생산하고 있으며, 35조 달러 규모인 세계 무역의 3%에 해당하는 1조 달러 정도의 무역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세계 속의 우리나라 현주소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이 정도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슨 시사점을 주는가? 이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더 이상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에서 무시당하는 후진국이 아니라는 자랑스러운 측면이다. 또 하나는 이제 우리 경제는 옛날처럼 고도성장을 구가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다시 말하면, 저성장이 불가피하고 일자리가 옛날같이 늘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측면이다.

 또 다른 21세기 특징으로 급속한 변화를 들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예로 보자. 수명이 다해 스마트폰을 바꾸는 사람보다는 신모델이 출시되어 스마트폰을 바꾸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은가? 5년 전 배운 지식이 지금은 전혀 쓸모없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인생을 설계해야 할까?

 첫째는 자기만의 차별화된 주특기를 길러야 한다. 남산에서 키가 가장 큰 소나무는 한 그루지만, 가장 튼튼한 소나무, 정원수로 가장 좋은 소나무, 가장 멋진 소나무 등 기준에 따라 모든 소나무가 어느 한 측면에서는 1등에 해당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영·수 성적만으로 평가한 1등은 한 명이지만, 음악에 뛰어난 사람, 사회자로 탁월한 사람 등 각자가 자기만의 주 특기를 찾아 1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세상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배움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항상 배움의 자세로 살아야 한다. 이렇게 보면 대학 4년의 전공은 100세까지 살 세대에게는 더 이상 전공이라고 할 수 없다. 20대에 배운 지식으로 100살 때까지 써먹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는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꾸준히 배움을 계속해야 한다. 오늘날 인기 있는 직업도 언제 사라지거나 바뀔지 모르는 만큼 언제든 직업을 바꾸어도 적응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끝으로, 성공을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으로 정의할 때 어떡하면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모두가 목전의 이익에 매달리는 세상에서 남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사람, 궂은일을 항상 도맡아서 하는 사람이야말로 누구나 또 만나고 싶고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농담 삼아 ‘적자생존(손해보는 사람이 살아남는다)’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아무쪼록 독자들도 급변하는 21세기를 어떤 자세로 사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인지, 언뜻 손해 보는 듯한 ‘적자생존’을 곱씹으며 살자는 제안을 해본다.

 오종남<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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