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물놀이 후유증 뇌수막염
여름철 물놀이 후유증 뇌수막염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6.08.17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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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살 김순지 양은 최근 여름휴가로 해수욕장을 다녀온 뒤 발열과 두통 오한을 동반해 감기치료를 받아왔다. 김 양의 부모는 여름 감기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결과 김 양의 병명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최근 김 양의 경우처럼 감기로 오인하다 뇌수막염으로 진단을 받은 사례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1~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바이러스 뇌수막염의 절반 가까이가 8월~9월에 집중발생했으며, 환자 10명 중 6명이 10살 미만 어린아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선준 교수의 도움말로 뇌수막염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 원인과 증상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는 뇌수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뇌수막염은 대개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것이 특징이다. 크게 세균성 뇌수막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결핵성뇌수막염으로 나뉜다. 일반적인 뇌수막염 예방접종은 세균성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주사이며, 바이러스성과 결핵성은 예방할 수 없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고 잘 치료되며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러나 세균성이나 결핵성 뇌수막염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수 있고, 다행히 좋아진다고 해도 후유증이 많이 남는다. 

 뇌수막염 증상은 경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38도 이상의 고열,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난다. 대체로 처음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픈 것으로 시작하다 심해지면 토하거나 몸에 발진이 돋기도 한다. 목이 뻣뻣해져 움직이면 아파하는데, 앞으로 숙일 때 더 아파하는 경향이 있다. 심하면 의식의 변화와 경련도 동반된다. 그러나 1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에게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보다 열이 나면서 심하게 보채거나 처지고 토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므로, 뇌수막염이 유행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재빨리 뇌수막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 치료법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일단 소아과나 병원 응급실을 찾아 원인균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수막염의 원인을 확인하려면 뇌압 측정과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 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뇌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며 항생제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세균성이나 결핵성 뇌수막염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1세 미만의 어린아이들, 특히 생후 3개월 이하 아이들은 열 이외에 다른 증상으로는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뇌수막염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뇌척수액 검사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세균으로 인한 뇌수막염에 걸리면 매우 치명적이고 여러 가지 후유증이 따를 수 있으므로 꼭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바이러스성은 3-4일에 걸쳐 증상이 진행되어 일반적으로 치료가 잘 되며 7-10일 후 대부분 회복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뇌압 조절 등 대증치료로 호전되며 열, 두통, 탈수증세 등 증세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치료하게 된다. 이때에는 해열제, 수액보충 등이 사용될 수 있다. 단 뇌실질을 침범한 바이러스성 뇌염은 항바이러스제재를 투여해야 한다. 

 세균성수막염이 의심 되는 경우 세균의 종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다르나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상승하게 되므로 즉시 항생제를 투여하게 된다. 뇌척수액 검사에서 세균이나 결핵균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항생제, 항결핵제 치료를 해야 하며, 뇌 CT 또는 MRI 검사를 통해 뇌 손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 2~3주 이상 입원해서 치료하게 된다. 일반인들은 특정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세균성 뇌수막염과의 구별이 곤란하므로 뇌수막염 증상이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 김선준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철저한 손씻기와 위생관리 중요”

 뇌수막염의 증상은 2~3일 전부터 시작된 심한 두통과 38도 이상의 고열 그리고 구토와 복통을 호소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뇌수막염의 원인은 장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많은 수에서 약 1주일 전에 수족구병으로 개인병원에서 치료받은 경우가 많다. 장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오염된 물이나 더러운 손에 의한 분변-경구 감염이 많으며 전염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뇌수막염백신은 세균성 뇌수막염 중 B형 헤모플루스 인플루엔자에 의한 뇌수막염을 예방할 뿐 바이러스 뇌수막염을 예방하진 않는다. 따라서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 뇌수막염의 경우 대부분은 백신 접종에 상관없이 걸릴 수 있다. 철저한 손씻기와 위생관리만이 병의 전염을 막을 수 있고 음식물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진단은 뇌척수액 검사 외에 다른 방법은 없으며 치료는 뇌압을 감압하면서 다른 여러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대부분 병을 앓고 나서 지능저하, 운동저하 같은 다른 신경학적 후유증은 거의 없다. 다만, 뇌척수액 검사 이후 검사부위 주위의 근육통이 발생할 뿐이고 이 경우 꾸준한 운동과 검사부위의 마사지로 예방 및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뇌수막염이 유행할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한다.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기고 양치질을 해준 뒤 휴식을 취하게 한다. 뇌수막염은 일반적으로 한 번 앓고 나면 면역력이 생겨 다시 걸리지 않지만,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여러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해 작년에 걸린 아이가 올해 또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어린이는 성인보다 더욱더 철저한 개인위생에 힘써야 한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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