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전통·현대 문화융합 모색해야
전주시, 전통·현대 문화융합 모색해야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6.07.18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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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부성 명품만들기 - 1.

 전주시(全州市)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연간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전주와 전주한옥마을을 찾는다. 관광객은 매년 증가해 1000만 명 관광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주인구(65만 명)에 비해 10배 이상의 관광객이 전주한옥마을을 찾고 있다. 전주한옥마을 면적은 30만㎡(9만900평 상당)에 불과하다. 1000만 관광객을 수용하기에는 지리적으로, 공간적으로 버겁다. 외연확대가 유일한 대안이다. 다행인 것은 한옥마을과 전주부성(全州府城)은 전주시 원도심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전주부성 명품만들기’란 타이틀로 기획취재를 준비했다. 그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문화권(부여)과 체코의 역사유적지(프라하성·브르노 스필베르크성·체스키 크롬로프성), 그리고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서울) 등을 사례분석해 전주부성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편집자 주>   

 세계 어느 도시를 불문하고 21세기 지역개발전략으로 문화관광을 꼽는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로 지역재정을 악화시키거나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어 ‘양면의 칼’과 같다. 사업대상에 따라선 사유재산 침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 총괄 건축가인 승효상 씨는 ‘시민 삶 되살리는 메타시티’와 ‘도심재생, 역사 보존 최우선’을 사회 아젠다로 던졌다.

 승 건축사는 한 인터뷰에서 “기존의 도시정책이 확장과 성장으로 상징되는 메가 시티(mega city)였다면 미래 도시 정책은 역사·풍경·시민 삶 회복으로 대표되는 메타 시티(meta city)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 보존이 가장 우수한 문화관광콘텐츠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역사 보존은 경우에 따라 지역주민의 불편과 사유재산을 침해하게 된다. 지자체가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자긍심 고취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방법이 대표적인 대안이다. 문화자긍심은 불편을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자랑으로 여긴다. 원도심권에 거주하는 로마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다. 역사중심지에 살고 있다는 문화자긍심이 세계 최고다. 기저에는 행정과 시민 간 신뢰가 깔려있음을 보여준다.

 지속발전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주요 관건이다. 최근 전주한옥마을 상업화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다. 하지만, 연간 7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객들의 다양한 욕구 또한 전주시는 해결해야 한다. 지속가능성 면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항목이다. 전통성과 상업화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역사경관 조성이 최우선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장소 협소성 극복을 위해 다양한 문화관광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 외연확대를 대안으로 삼고 있다. 전주시는 이를 위해 전라감영 복원사업 가속화, 풍남문~전라감영 구간 전통테마거리 조성, 덕진공원 일대 확대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도시공학에서 ‘도심재생’이 화두다. 대부분 중소도시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지대에 택지개발과 신도시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도시의 외연은 확대됐지만 인구증가를 수반하지 못해 풍선효과(인구는 늘지 않고 정주인구가 도심권에서 신흥외곽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란 또 다른 문제를 겪고 있다.

 전주도 신흥택지개발 및 신도시 개발을 추진했다. 덕진동(호반촌지구), 서신동(서신1·2지구), 효자동(효자3·5·6지구, 서곡지구, 서부신시가지 등), 덕진·금암동(하가지구 등), 평화동(평화지구 등)·삼천동(삼천지구 등), 인후·우아동(인후6지구, 아중지구 등) 등이 대표적 사례다. 결국 원도심권(풍남동·교동·전동·다가동 등)은 슬럼화되고 침체됐다. 사람이 빠져나갔다. 부동산가격이 하락했다.

 다행히 전주한옥마을이 대한민국 대표관광지로 부각되면서 원도심권이 되살아났다. 이는 전주시와 지역주민이 부단히 노력한 산물이다. 이젠 한옥마을로는 밀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전주시는 행복한(?) 고민 해결방안으로 ‘전주부성의 명품만들기’를 서둘러야 하겠다.
 

 # 천년역사 간직한 전주부성

 전주(全州)라는 지명은 신라 경덕왕 16년(757년)때 처음 사용됐다. 완산주(完山州)를 전주로 개명한 이후 1259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900년 견훤이 세운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전주는 다시 조선왕조 500년을 꽃피운 발상지였다. 조선시대에는 전라도 전 지역과 제주도까지 관할했던 전라도의 실질적인 행정중심지였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도였던 6개소 중 한 곳인 전주는 도읍지의 면모를 완벽하게 갖추었다. 1907년 조선통감부 ‘폐성령’에는 ‘전주부성 4대문 중 3대문이 동시에 철거되면서 현재 유일하게 남문인 ‘풍남문’만 남아 있다. 동문은 완동문(完東門), 남문은 풍남문(南門), 서문은 패서문(沛西門), 북문은 공북문(供北門)이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동문’은 동문사거리이며, 이곳에서 경기전 돌담을 끼고 성곽을 축조, 현존하는 풍남문에 ‘남문’을 세웠다. 다시 남문시장 도로를 따라 성곽이 이어져 전 다가동파출소 자리에 ‘서문’을 일으켰고, 성곽은 삼백집 앞 도로를 따라오다 영화거리를 거쳐 오거리 옆에서 ‘북문’을 일으킨 뒤 동문으로 연결되는 형태가 전주부성이다. 면적은 72만㎡(21만8000여 평) 정도다.
 

 # 한국전통문화 도시, 전주

 전주는 국제도시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판소리 고장으로, 음식창의도시로, 국제슬로시티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전통생활양식의 근간인 한옥·한식·한복에 한국소리와 한지 등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담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문화 멋과 맛의 고장으로 지구촌가족들이 전주를 찾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전주는 중요하다. 도심권에 후백제와 조선시대, 근대문화유적이 다 모여 있다. 후백제 견훤대왕의 숨결이 담긴 견훤성터와 조선시대 태조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 임진왜란때 조선의 역사를 지켜온 전주사고를 비롯해 오목대, 풍남문, 전주향교, 객사, 한벽당, 학인당 등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다.

 전주에는 또 일제강압에 반발해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마을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전통한옥에서 전통생활상을 살펴보고 체험할 수도 있다. 체험공간도 많다. 전통문화센터와 한옥생활체험관을 비롯해 전통술박물관, 공예품전시관, 강암서예관, 최명희 문학관, 공예공방촌 지담 등 다양한 전통문화시설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밝힌 구상>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장소 협소성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선시대 전주부성(全州府城)권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전주부성 역사문화지구 지정’이 그것이다. 새로이 역사문화보존지구를 설정하고, 추진하려면 절대적으로 지역주민들 동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전주시민을 문화시민으로 성숙시키는 문화정신운동 또한 필요하다. 이미 현대화되어 있는 도시공간의 특성과 옛 전주부성과의 조화를 이뤄내 역사문화지구다운 경관조성과 콘텐츠 개발은 결코 간단치만은 않다.

 이에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태조 이성계의 조선왕도(朝鮮王都)로서의 역사정신과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전라감영(全羅監營)을 포함한 ‘전주부성 역사문화지구’를 명품(名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글=한성천 기자, 사진=신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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