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열풍, 언제까지 이어질까
먹방’ 열풍, 언제까지 이어질까
  • 김동현
  • 승인 2016.07.03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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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을 먹는 방송’. 한 포털 사이트에서 ‘먹방’을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가 TV에서 ‘먹방’ 프로그램을 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오래 본 듯한 느낌을 갖는 것은 갑작스레 늘어난 ‘먹방’ 프로그램과 다양한 형태의 요리 프로그램 때문일 것이다.

 방송계에서 잔뼈가 굵어 제법 흐름을 잘 읽는다는 평을 들었던 저명한 중견 예능인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먹방, 쿡방이 2016년에는 사그라질 것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당시 방영 중이던 요리 프로그램들에 대한 식상함이 거론되던 시점이었기에 ‘음식 프로그램 위기설’이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속칭 ‘먹방’의 열기는 아직 유효하다. 때로는 시청률 부진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이른바 ‘먹방’의 경우, 기존의 음식 프로그램과는 다른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으려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이에 유명 셰프들은 자신의 작업장인 주방이 아닌 요리 프로그램의 녹화 현장인 방송국이나 요리 예능 프로그램을 위해 해외로 날아가기도 한다.

시청자 입장에선 예약을 잡기 위해 한 달씩이나 기다려야 하는 유명 요리사의 음식을 TV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되고, 일부 마니아들은 단순 시청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직접 맛 기행에 나서기도 한다. 이토록 시청자들이 먹방에 열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TV 음식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음식들 중 일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거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맛으로 치면 우리 주변의 허름한 분식집의 음식들이 더 익숙할 수 있지만,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보는 음식들은 비주얼적인 면에서 맛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전문 요리사들의 현란한 칼질 모습과 진귀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화려한 비주얼의 음식들, 과장된 표현으로 묘사되는 음식의 맛 등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요리 프로그램들이 아직도 TV 속에서 넘쳐나고 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일수록 시청자 입장에서는 ‘쉬이 접하기 어려우니 보기라도 하자’라는 마음에서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되고, 시식을 하는 연예인은 먹는 음식이 자신의 취향이 아니더라도 프로그램 제작진에서 기대하는 과장된 표현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으려는 한다.

삼포 시대니, 취업 전쟁이니 하는 각박한 생활 속에서 개인 시간을 투자해 맛집을 찾아 나설 정도의 여유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음식을 먹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다는 점도 먹방이 인기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1인 미디어 시대에 음식은 하나의 유용한 방송 소재로 요리법 소개나 ‘먹방’ 등 다양한 컨텐츠로 소개되고 있다. ‘먹방’이란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을 준다는 점이 젊은 층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과 생명력 있는 방송 콘텐츠 제작 면에서 볼 때, 단순 시청자의 눈을 끌기 위한 화려한 음식 소개나 자극적인 음식 보다는 보다 건강한 식생활을 시청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건강한 ‘먹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많은 자극 속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생활의 필수 요소인 음식마저 자극적인 것으로 변해간다면 무너지는 우리의 건강은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을까.

 ‘먹방’의 열풍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김동현(우석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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