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 김연수 선생의 애향심을 본받자
수당 김연수 선생의 애향심을 본받자
  • 이선홍
  • 승인 2016.06.21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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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지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유구한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인해 지역발전을 이끄는 도시가 있는 한편, 서비스산업의 특화로 인해 각광받는 지역도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지역발전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지역에 경쟁력 있는 기업이 얼마나 있는가가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기에 각 지자체들은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이전시키기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고, 우리 전라북도 역시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엘에스엠트론, KCC, 현대중공업, 효성과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을 이전시킴으로써 1차산업 위주의 산업기반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 관련산업 연계, 소득 창출로 인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의 기업이전 인센티브 축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악화,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 등으로 생산활동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으로의 기업 이전이 다소 뜸해지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유치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기업유치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양사 폴리에스테르 공장유치에 대한 일화가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지난 1960년대 후반 삼양사가 울산에 폴리에스텔 공장을 짓기로 계획하고 준비를 서두르던 무렵 전라북도지사, 상공회의소 회장, 전주시장 등 지역 기관장들과 유지들이 이 소식을 듣고 울산에 새로 세우려고 하는 폴리에스텔 섬유공장을 울산에 짓지 말고 고향인 전북에 세워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 서울 삼양사 본사를 찾아 수당 김연수 선생을 만나 간곡히 부탁하고 호소했다.

 이에 수당 선생은 공장입지로서는 전주지역이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임에도 큰 결정을 내린다.

 그룹 임원회의에서 수당선생이 이야기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물론 나 역시 울산에 비해 전주의 입지조건이 여러모로 불리하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오. 그러나 기업경영에 몸을 담은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눈앞의 영리를 생각하기에 앞서 기업의 사명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데 있고, 따라서 언제나 기업을 만들어 사회에 바친다는 정신으로 일해 왔음을 유념해 주기 바라오. 또 한가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한 내 고장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을 때,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을 거듭 듣게 되었을 때 차마 나로서는 고개를 저을 수 없었다는 점을 참작해서 마지막 결정을 내려주기 바랄 뿐이오” 라는 소회를 피력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최종 결정을 맡겼다고 한다.

 드디어 1969년 역사적인 삼양사 전주공장 설립이 완료되고 이후 이를 계기로 삼양화성과 휴비스 등과 같은 삼양그룹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우리 지역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낙후된 지역발전에 큰 이바지를 해왔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노력이 단지 기업유치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모든 현안에 지역출신의 지도자들이 단결하여 힘을 모으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전라북도 지역구 의원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진출해 있고, 역할이 커진다고 한다. 우리 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수당과 같은 애향심을 갖고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지역발전이 앞당겨지고 낙후라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선홍<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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