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평화’의 시대 열어 갈 미래역량 인재를 키우자
‘통일·평화’의 시대 열어 갈 미래역량 인재를 키우자
  • 임희종
  • 승인 2016.06.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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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국보훈의 달 6월이다. 우리 민족이 5천년 역사를 면면이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선조들의 나라 사랑정신 때문이리라. 1950년 우리 학교 졸업생들은 당시 조국의 강토를 지키기 위해 잠시 손에서 책을 놓고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강대국에 의해 분단된 우리나라는 정전협정이라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이름으로 올해 민족 분단 63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일찍이 일제강점기 김구 선생은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는 하느님의 질문에 3번씩이나 ‘조선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라고 외치며, ‘나 김구는 이 소원 밖에 없다.’고 역설한 적이 있다. 독립군 등 만주 등지에서 투쟁을 통해 해방은 되었지만 이민족의 힘에 의해 이루어졌기에 틀림없이 또 다른 아픔이 다가올 것을 예측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조국은 38선을 기점으로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거친 후 또 하나의 아픔인 155마일 휴전선이 그어지고 지금도 정전협정 체제이다.

  한동안 ‘통일대박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내심은 방법은 어떠하든지 통일만 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결과론적 논의였는지 지금은 남북이 더욱 얼어붙었고, 그동안 애써 일군 남북교역의 숨통, 개성공단마저 폐쇄된 상태다. 이런 상황은 학교현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전국의 초·중·고 704개교 학생 11만9551명, 교사 4672명 등 총 12만4223명을 대상으로 2015년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에 의하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63.1%로, 청소년 10명 중 6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셈이다. 학교급별로 초등학생은 73.9%, 중학생은 59.6%, 고등학생은 49.2%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그 수치는 낮아짐을 알 수 있다. 연중 교과시간 내 통일교육시간은 3~5시간이 43.3%로 가장 많고, 2시간 이내가 34.1%, 6시간 이상이 21.3%로 나타났다. ‘우리의 소원’이라는 통일의 노래도 학교 현장에서는 이제 접하기 어렵게 되었다.

  올 우리 학교는 인문사회교육과정 거점학교를 신청하여 ‘국제법’과 ‘미래사회’ 등 교과수업을 하면서, ‘통일’과 ‘평화’ 주제를 과제로 선정하여 토요일마다 모여 조별로 이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강사로는 우리 학교 교사뿐 아니라 동암고 교사, 전북대 교수 등이 협력하고 있다. 특히 대상학생은 우리 학교 2학년 학생 뿐 아니라 주변의 우석고, 영생고, 동암고, 해성고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핵심 쟁점을 토론하며 생각을 나눈다. 지난 5월에는 서부전선 DMZ와 민통선일대를 답사하고 왔으며, 통일연구원 허문영박사, 6월에는 세종연구원 백학순박사 통일 특강 등을 통해 석학들과의 대담도 하게 한다. 이런 노력들은 우리 지역의 인재를 키워 미래사회의 통일주역이 되고 지구촌의 평화를 일궈가게 하려는 것이다. 300년 전 사마재터에 신학문의 전당인 ‘희현당’을 열었던 김시걸 전라관찰사의 바람을 오늘 여기서 실천하고 있다 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적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어느 민족도 일찍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었으니 그것은 공상이라고 하지 마십시오. 일찍 아무도 한 자가 없길래 우리가 하자는 것입니다.

 … 우리나라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길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겠습니까!”

  - 백범 김구, 「1947년 11월 15일 개천절 연설문」에서.

  백범 김구선생의 개천절 연설문이 가슴에 더 파고드는 것은 통일을 하자면서 통일에서 자꾸 멀어져만 가는 안타까움이 우리 목전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통일은 민족 동질성 회복에서 비롯된다면, 이제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순수한 청소년들의 뜨거운 가슴 속에 한 올 한 올 통일의 비전, 평화의 정신을 심어나가자.

 전주신흥고 교감 임 희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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