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콩 수량격차 해소 기술개발 보급
농촌진흥청, 콩 수량격차 해소 기술개발 보급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6.05.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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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전북도민일보 공동기획

전북 혁신도시에 입주해 농생명 메카를 주도할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이 밭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개발·보급에 주력하는 등 농가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에서 콩 수량격차 해소를 위한 대응기술을 개발·보급해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고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연구개발 사업은 우수 사례로 평가된다.

 농진청 산하 국립식량과학원은 식용 콩의 자급률을 올해 36%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 식용 콩의 자급률은 32.1%로 매우 낮은 상태다. 식용 콩은 연간 40만 톤 정도가 이용되며, 국내산은 12만8천톤 정도만 생산된다. 이러다 보니 식용 콩의 68%는 수입 농산물에 의존, 식량주권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급률은 소비량과 공급량 비율이며, 자급률 향상을 위하여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따라서 농가 현장의 생산성 향상이 요청된다.

 수량격차가 선도농가와 일반농가 간 35%이고, 농가 간에도 매우 심한 실정이다. 10a당 평균 수량은 일반농가 206kg으로 선도농가 315kg에 비해 109kg이 낮았다. 생산성은 지역 간 2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어, 수량격차 원인규명도 필요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일반농가의 생산성을 선도농가 수준으로 향상할 경우 주요 콩 생산국의 수량성과 대등하게 될 것”이라며 “일반농가의 수량성을 높이는 수량격차 요인을 분석하고 대응기술을 확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과학원은 1단계로 콩 권역별 재배농가 간 수량격차 요인을 분석하고 대응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2단계로 거점단지를 통한 농가 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또 마지막 3단계로 자료발간과 영농교육을 통해 신속히 기술보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그 파급 효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우선 기술적 성과를 보면 기존의 연구결과 정리로 일반·선도농가 간 수량 격차가 해소됐고, 기존의 연구결과 중 수량격차 요인분석으로 중요 재배기술을 종합화할 수 있었다. 생산성 향상을 보면 수량이 무려 19% 향상됐고, 지난 2013년부터 최근 3년간 농가평균 수량은 10a당 188kg에서 224kg로 증대됐다. 잡초방제 기술 등 3개 수량격차 대응기술을 파주 등 3개소에 각각 현장 실증한 결과 관행보다 10a당 36kg(19%)이나 늘어나는 성과를 나타냈다. 과학원은 “3개 수량격차 대응기술을 농가에 동시에 실증하여 관행과 비교한 결과가 아니며 종합적으로 현장 실증 시 수량성은 더욱 증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뛰어났다. 농가소득이 1천291억원 증가했으며, 콩 생산액은 최근 3년 동안 6천795억원에서 19% 증가한 8천86억원으로 늘어났다. 콩 자급률도 기존의 32.1%에서 기술 투입 후 38.2%로 향상됐다. 국립식량과학원이 추진한 ‘콩 수량격차 해소 대응기술 개발·보급을 통한 농가 생산성 향상 및 자급률 제고’ 사업은 농진청 차원의 우수성과 사례로 등극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적잖게 나왔다. 지난 2015년 1월 국립식량과학원이 대규모 조직개편을 해 전임자가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아 ‘콩 권역별 생산성 실태 및 저수 요인분석’ 세부 과제를 갑자기 담당하게 되었다. 전임자가 농가 간 수량 격차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이해하고 농가의 수량성 증대방안 기술 보급 계획을 검토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하지만 농가 생산성 향상과 자급률 제고를 위한 좋은 계기로 생각하고 현장 실증 등 기술보급을 추진하였다.

 ‘밭작물 수량 올리는 핵심기술’ 책자 형태 중 ‘메뉴얼’로 선정할 때 고민도 많았다. 지난 2015년 기술보급을 해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분석한 수량 격차 요인을 농업인들이 필요성을 공감하고,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는 자료를 발간하여 보급하는 것이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 농업인들이 실천하지 못하면 분석한 연구 결과가 농촌현장에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형태의 책자 중 메뉴얼이 가장 좋겠다고 결정하였다. 자동차 매뉴얼이 자동차 운전 방법과 주의사항을 수록하여 운전자가 필요시 참고하듯이, 농업인들이 수량격차 대응기술을 책자를 보고 따라 하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장실증과 거점단지 기술지원시 애로사항을 해결해 준 것도 주목된다. 일반농가의 생산성을 선도농가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목적으로 현장실증과 거점단지를 수행하는 농업인을 농업기술센터의 협조를 받아 일반농가로 선정하여 운영하였다. 선정된 일반농가가 잡초방제용 비닐을 기계로 피복하는 방법을 모르고, 콩의 가뭄시 초기·후기 증상 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전화로 설명하고 이해가 안 되면 자료를 만들어 메일로 보냈다. 송부한 자료를 전화로 설명하였고, 현장출장시 농업기술센터의 지도사와 같이 농업인을 만나 애로사항을 현지사정에 맞게 해결하였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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