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결산] 선택과 집중으로 내실 다지기
[JIFF][결산] 선택과 집중으로 내실 다지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5.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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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시민과 관광객들이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얼기자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7일 밤 8시 전주 영화의 거리 내 전주라운지에서 폐막식과 폐막작 상영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전주, 봄의 영화도시’로 ‘전주’라는 이름을 국내·외 관객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로 열일곱 번째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성년을 앞둔 시점에서 외연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영화의 거리를 거점으로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춘 올해, 그 전략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열흘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전주국제영화제의 과정을 되돌아 봤다.
 

 ▲‘영화의 본질은 표현의 자유’, 기초적 명제의 재확인

 올 전주국제영화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등 양상과 비교되면서 안팎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주시장인 김승수 조직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 국내·외 영화인들은 물론, 언론과 매체 등에서도 부산과 비교하면서 전주를 조명하기에 바빴다.

 또한 독립과 대안, 자유의 가치를 표방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이 프로그램과 수상결과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극우 단체를 소재로 삼은 김수현 감독의 ‘우리 손자 베스트’나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을 다룬 최승호 감독의 ‘자백’, 해직 언론인들이 출연하는 김진혁 감독의 ‘7년-그들이 없는 언론’등의 영화가 안팎의 우려와 달리 영화제 기간 가장 큰 화제와 논쟁, 관심을 받았다. 각기 다른 철학과 시선을 담아낸 영화를 모아 놓아 영화제가 존재해야하는 이유를 재확인시켜주는 시간으로 평가됐다.

 이충직 집행위원장도 “올 영화제는 조직위원장부터 시작해 집행부, 스태프까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믿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머뭇거림도 없었기에 게스트와 관객분들이 신뢰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영화제가 본연의 자세를 지켜간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영화제가 개최되어야 하는 이유를 확인시켜주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의 거리’로 집중, 관람객 접근성 높여

 올 영화제는 영화의 거리에 있는 옥토CGV주차장에서 개·폐막식을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인근 지역 5개 극장, 19개관에서 모든 상영을 집중해 치러졌다. 또 전주영화호텔과 전주영화제작소에서는 올해 여덟 번째를 맞이한 ‘전주프로젝트마켓(JPM)’행사를 열어 접근성을 높였다.

 그 결과, 올해는 총 관객수가 7만1,000여명, 좌석 점유율은 79%(6일까지 판매분, 7일 예매분 반영 수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진 회차 또한 219회차로 제15회 영화제의 214회차를 경신해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화의 거리’로 집중해 관객의 이동 동선을 크게 줄여 관람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올해 상영 회차가 503회로 역대 최다인 것을 감안해 보면, 영화 선택권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회차가 매진돼 고무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야외상영, 공연과 전시이벤트 호평

 올해 야외상영장에서는 호우와 강풍으로 상영이 취소된 2일과 3일을 제외하고 총 7편(개,폐막작 포함)을 상영, 평균 70% 이상의 좌석점유율로 호평을 받았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가 상영되던 날은 2000석 전 좌석이 매진됐고, 채드 하티건 감독의 ‘미국에서 온 모리스’가 상영될 때에는 비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0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또 전시 이벤트 ‘100 FILMS, 100 POSTERS’와 함께 판매된 포스터와 엽서키트를 구매한 관객이 1,3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로이스 파티뇨 전시 ‘버티칼: 시간과 경관’의 경우 하루 평균 2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러한 결과는 ‘영화매체의 확장’이라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기조가 동의를 얻었다는 점에서 값진 수확이라는 설명이다. 

▲전주프로젝트마켓,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필요

영화제 사무국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올해 8회째 열린 전주프로젝트마켓(JPM)에서 160여 개 투자 및 제작, 배급사에서 총 400여 명의 영화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피칭 행사는 객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영화산업 관계자들의 높은 호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영화제 사무국은 행사가 끝난 뒤, 작품을 흥미롭게 본 영화산업 관계자의 미팅 요청이 쇄도했다고 전했지만, 이틀 동안 불과 20개의 투자, 제작, 배급사가 총 55회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한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을 도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영화산업 관계자들을 이끌만한 콘텐츠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전주프로젝트마켓과 연계해 ‘오픈 포럼’과 별도의 특강도 마련했으나, 주제가 영화제 즐기려는 일반 관객들을 겨냥한 것과 다소 동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독립 예술영화전용관의 어려운 현실과 정책의 문제를 짚은 두 번의 ‘포럼’이나 영화 비즈니스와 직업과 관련된 특강의 취지는 좋아도 대중성 있는 주제로 흥미를 유발하는 아이템 선정 아쉬웠다는 의견이다.

 ▲전주시민과의 접점 찾기는 여전히 아쉬워

 올 영화는 영화제의 자산을 지역사회로 환원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경주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 남부시장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다양한 부대 이벤트를 함께하고, 미디어파사드 공연 ‘풍남문, 영화를 입다’와 손잡아 영화제 관람객이 전주의 관광 콘텐츠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CGV 전주스테이지에서 열린 시상식에 시민들의 참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영화제측은 예산상의 이유(초청비 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로 시상식을 폐막식보다 앞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상식을 영화인들끼리만 모여 진행하는 방식은 폐쇄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또한 한옥마을 내 백희갤러리에서 열린 전시나 남부시장 청년몰과 영화제의 연계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미진 기자·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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