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외화 가격 못 참겠다" 영화수입사들 '발끈'
"치솟는 외화 가격 못 참겠다" 영화수입사들 '발끈'
  • 연합뉴스
  • 승인 2016.04.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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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개 수입사, 연말 네트워크 결성 공동 대응키로

날로 치솟는 외국 영화 수입 가격에 국내 영화 수입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화 수입사 관계자들이 8일 한자리에 모여 연말께 가칭 '영화 수입사 네트워크'를 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모임에는 그린나래미디어, 씨네룩스, 엣나인필름, 판씨네마, 퍼스트런 등 10여개사가 참석했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영화의 가격이 계속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외화 수입시장이 과열 양상을 빚자 영화 수입사들이 업계 전반에 위기 의식을 느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매달 한차례 정기적으로 모이면서 참여업체 수를 확대해가고 네트워크의 구체적인 성격과 목적을 확정할 계획이다.

네트워크는 예술영화와 상업영화 구분이 없고 중소업체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등록된 영화 수입사는 800여 개사에 달하지만 실제 활동하는 업체는 100여 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 초기여서 구체적으로 확정된 대응방안은 아직 없지만, 외화가 높은 가격에 수입되지 않도록 외국 영화 판매사의 유통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영화를 수입해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영화 수입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외화 수입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며 수입가격도 폭등하게 됐다.

영진위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개봉하는 외화는 2000년대에 대략 200여 편이었으나 2011년 290편에서 2012년 466편으로 급등한 이후 2013년 724편, 2014년 878편, 지난해에는 946편으로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개봉 한국영화가 152편에서 257편으로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외화수입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한 셈이다.

물론 수입된 외화의 상당수가 IPTV, VOD, 모바일 등 부가시장을 노린 일본산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는 '허수'가 없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도 일반적인 외화의 수입이 많이 늘어났다. 국내 극장가에서 외국 다양성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5∼6년 전만 해도 외국 다양성 영화가 관객 2만 명만 넘으면 장사가 잘됐고, 6만 명을 돌파하면 '대박' 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 10만 명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2011년 '인사이드 르윈'(6만7천명), 2012년 '아티스트'(17만5천명), 2013년 '블루 재스민'(14만명) 등 흥행에 성공한 다양성 영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점은 찍은 것은 2014년 개봉한 '비긴 어게인'이었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 관객 수가 30만 명이지만 실제 동원한 관객 수는 343만 명이었다.

투자비용의 10배를 순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예술영화와 블록버스터의 합성어인 '아트버스터'라는 용어가 회자하기도 했다.

확률은 희박하지만 '로또' 수준의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너도나도 영화수입에 나서고 이에 따라 외화의 몸값은 계속 치솟아만 갔다.

예전에 1만∼2만 달러에 수입했던 외화를 이제는 10만 달러를 주고도 못사는 형편이 됐다.

게다가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았는데 어떤 감독이 연출을 맡고 누가 출연한다는 이야기만 듣고 계약을 체결하는 '묻지마' 수입 관행마저 생겨났다.

높은 가격에 들여온 영화가 자칫 흥행에 실패하면 자금 압박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영화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해외 세일즈사가 요구하는 금액의 3분의 1이나 5분의 1 수준에서 계약이 체결됐는데, 요새는 수입가격이 요구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과열된 시장 상황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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