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리포트] <40> 명절 앞둔 두 표정
[전북혁신도시 리포트] <40> 명절 앞둔 두 표정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2.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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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과 걱정-. 5일간의 최장 명절 연휴를 앞두고 전북 혁신도시에 교차하는 두 가지 표정이다. 지방행정연수원 등 11개 입주기관 직원들은 모처럼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 전북 혁신도시 내 가족과 동반이주한 비율은 기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통상 20~30% 수준. 전북도민일보가 작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5개 기관 직원 70명을 대상으로 혁신도시 이주 상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0%만 가족과 동반이주했다고 말했고, 나머지 70.0%는 단독생활하고 있다.

 ‘혁신 기러기’ 비율을 25%로 놓고 볼 때, 단독생활하는 직원은 3천 명가량 될 것이라는 기관 안팎의 분석이다. 이들 ‘나 홀로 이주족(族)’은 모처럼 장기연휴를 고향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며 흥분하고 있다. 전북에 홀로 내려온지 18개월 됐다는 40대 초반의 K씨는 “오랜만에 가족과 긴 시간을 갖게 됐다. 초등생 아이들과 즐거운 계획표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기관들은 직원들의 고향 방문을 위해 권역별 차량운행 등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각 기관이 직원들의 귀향을 위해 대규모 차량운행에 나서 장관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2: 입주기관 직원들의 설렘과 달리 혁신도시 내 상가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 파문에 이어 장기불황까지 겹쳐 혁신도시 내 상경기가 바닥을 긴 상태에서 5일간의 연휴는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서비스업종의 L사장(47)은 “평소 주말만 돌아와도 매출이 절반 이상 꺾여 입주기관 직원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었다”며 “그런데 5일간 직원들이 썰물처럼 빠지면 그야말로 직격탄”이라고 푸념했다.

 전북 혁신도시의 인구는 작년 11월 말 현재 총 2만360명으로, 2만명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이 중에서 입주기관 근무 인원은 약4천1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 이상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직원을 뺀 현지 거주인들도 약 50%가량은 명절을 쇠러 도내 다른 시·군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산술적으로 추산하면 명절 연휴기간 중 혁신도시 상주인구는 8천명 정도에 불과해 상가들의 타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3: 두 가지 표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입주기관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지역과 한 살이 되려는 친화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방행정연수원(원장 주낙영)으로, 매년 저소득층 후원과 장기과정 교육생 봉사활동 등 상생협력에 앞장서왔다. 명절을 앞둔 이달 1일에는 전북지역 상품의 소개와 판매를 위한 ‘설맞이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를 개최해 주변의 박수를 받았다.

 한국전기안전공사(사장 이상권)는 지난 2일 완주군(군수 박성일)을 방문해 에너지복지 지정 기부금 1천만 원을 기탁했다. 농촌진흥청의 이양호 청장도 이날 전북의 복지시설과 전통시장을 찾아 훈훈한 마음을 나눴다. 라승용 차장과 실·국장, 4개 과학원 등 산하 기관장들도 5일까지 도내 사회복지시설과 홀몸노인, 장애인 등을 찾아 전 직원이 자율적으로 모은 성금 1천615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역민을 껴안으려는 입주기관의 상생·친화 발걸음은 해를 거듭할수록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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