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로 정주고 받는 설날’ 되었으면
‘우리 농산물로 정주고 받는 설날’ 되었으면
  • 최용구
  • 승인 2016.01.3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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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제주도에 10만여 명의 관광객이 발이 묶였다는 보도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농업인들의 피해 상황은 크게 다가오지는 않은 것 같다.

 전라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잠정 집계한 대설·한파 피해가 60억원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이 비닐하우스, 축사파손 등 농업인들이 입은 피해들이다. 시설피해가 영농활동에 끼칠 피해 규모까지 고려하면 그 영향은 더욱 클 것이다.

 농업인들이 눈 폭탄에 실의에 빠져 있다. 폭설·한파와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농업부문이며, 농업인이기 때문이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창고로서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것 외에도 다원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연구발표에 따르면,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홍수방지, 대기온도조절, 토양유실방지, 생물 서식지 제공 등의 기능이 있으며, 또한 농작물이 자라나는 과정에는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고 산소를 배출하여 공기정화기능도 수행한다고 한다.

 농업의 다원적기능의 경제적 가치는 무려 82조 951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가치 산출 과정에 고려되지 않은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인 상황과 탄소배출권 등을 감안하면 그 경제적 가치는 더욱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농업이 기상변화를 막아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상변화에 직격탄을 맞는 모습은 그동안 경제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우리 농업·농촌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제 며칠 후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다.

 설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혹자는 서러워서 설이요, 추워서 추석이라는 사람들도 있으나, 새로운 시간과의 만남을 의미하는 “설은 날”이 설날이 되었다는 주장에 더 믿음이 간다.

 설날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다양하다. 고향, 부모, 친척, 친구 모두가 정감어린 말들이고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단어들이다. 불을 보듯 뻔한 교통난에도 불구하고 귀향과 귀성을 되풀이하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친근한 가족, 지인들과 함께하고, 힘을 얻으려는 우리의 본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설날이 우리 모두가 정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설날이 될 수 있도록 주변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경제적 한파로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움츠리는 상황에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더 외롭지 않도록 말이다.

 더불어 폭설로 실의에 빠진 농업인들이 따뜻한 설 명절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민족의 명절인 설날을 눈앞에 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중 하나는 우리가 나누는 정을 우리 농축산물로 하는 것이다.

 농축산물로 향하는 우리의 손길 하나하나는 고향을 어렵게 지키는 부모님과 형제자매에게 격려의 손길이 될 것이고, 도시민에게는 고향마을을 돕는 지원의 손길이 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설 명절을 맞아 정성껏 준비하는 선물을 기왕이면 우리 농산물로 전한다면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농업인들과 함께 우리의 자연을 지켜나가는 길이 될 것이다.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이하여 어려운 농촌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농업인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을 기대해보며 ‘우리 농산물로 정 주고받기’에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최용구<농협은행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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