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전북 미래 이끈다
혁신도시, 전북 미래 이끈다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1.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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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허브·농생명 메카 용틀임…산업지도 바꾼다

 #1: 혁신도시의 위력을 보여주는 한 통계가 올해 초 발표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완주군 이서면이 전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면(面)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통계다. 작년 말 현재 이서면의 인구는 정확히 1만4천826명으로, 3년 전인 2012년 말(6천226명)에 비해 무려 2.4배나 늘었다.

 1위인 이서면의 인구는 2위인 익산시 오산면(8천745명)이나 3위인 익산시 황등면(8천157명)과 비교해도 6천명 이상 더 많은 규모였다. 이서면이 인구로 따지면 ‘슈퍼 파워’에 등극한 셈이다.

 이서면의 1위 랭크 배경은 말할 것 없이 혁신도시 조성이다. 전주와 완주에 걸쳐 혁신도시가 조성되고, 각급 기관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인구를 빨아들이는 강력한 흡입창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서면의 인구는 전북 혁신도시에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과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두드러졌다.

 지난 2014년 9월에 1만명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1만5천명을 내다보게 됐다. 작년 한 해에만 무려 4천200여 명이 급증해 완주군 인구 증가를 선도하고 있다. 완주군의 한 관계자는 “이서면의 인구 증가세는 향후 전북 혁신도시의 성장, 지속적인 아파트 건설 및 입주 등에 힘입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의 도시 형성이 특정지역의 인구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2: 전북 혁신도시엔 11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농촌진흥청과 산하 4개 과학원,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이 각 분야에서 지역과의 상생(相生)을 실천하고 있다.

 전북도와 이전기관, 교육청 등 유관기관도 ‘혁신도시 상생협의회’를 통해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협의회는 작년 4월에 구성된 이후 모두 7회 개최되는 등 활발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지역 상생의 최일선엔 완주군 이서면에 입주한 지방행정연수원(원장 주낙영)을 손꼽을 수 있다. 물품과 용역 계약금액의 무려 78%, 금액으로 따지면 33억8천600만원을 지역업체와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정보공사는 지역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 펀드를 조성(2014년)하고 10억원을 예탁한 것을 포함해 공간정보 활용 및 인력양성 등 전북지역 기관과 대학에 MOU를 체결하는 협력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전북출신 인재를 가장 많이 채용한 기관은 국민연금공단으로 총 21명을 기록, 비수도권 채용 인원(81명)에서 25.9%를 차지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역시 지난해 50명의 비수도권 출신을 채용했으며, 이 중에서 전북인재는 13명을 기록해 26.0%를 달렸다. 이들 2개 기관은 전북출신 전체 채용인원(35명)의 절대다수라 할 수 있는 34명을 기록해 전북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는 쌍끌이 기관으로 우뚝 섰다.

 #3: 잘나가는 전북 혁신도시는 다른 시·도의 혁신도시와 비교해도 확연히 드러난다. 전국 10개 혁신도시와 비교 가능한 지표 6개 중에서 전북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율, 가족 동반 이주율, 지방세 수입액 등 3개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셈이다.

 공공기관 이전율은 전북에 와야 할 12개 기관 가운데 한국식품연구원 1개를 제외한 11개가 이미 이전을 완료(92%)해, 부산 혁신도시와 공동 1위에 랭크됐다. 가족 동반 이주율도 34.3%로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높고 전국 평균 24.9%보다 9.4% 포인트 앞서가고 있다.

 지방세 수입도 500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타지역 혁신도시 지방세 수입액은 24억~356억원이다. 공동주택 입주율은 지난 10월 현재 82%로 부산 100%, 울산 9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속속 이사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전북 혁신도시에는 11개 기관의 임직원 4천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은 수치로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분석이다. 전북도는 이와 관련, 올해부터 이전 기관 임직원들의 정착을 위한 화합 교류, 환경 개선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자족도시로 뿌리내리기 위한 산학클러스터 조성, 투자 유치 등에 주력할 방침이어서 혁신도시 조성 효과는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4: 전북 혁신도시는 인구 증가와 지역 상생뿐만 아니라 전북의 산업지도를 확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연금공단 전북 입주와 함께 세계 3대 연기금인 기금운용본부가 올해 10월이면 입주하게 된다.

 전북이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제3의 금융허브로 우뚝 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500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기금본부가 본격 가동되면 전북은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 다양한 효과를 맛보게 된다. 지난해 기금본부의 총 예산규모는 17조2천억 원으로, 순수 일반사업비만 470억 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기금 규모와 기능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어서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전북이 제3의 금융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작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준인 기금은 오는 2035년엔 무려 50%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북도 혁신도시추진단의 최종엽 단장은 “각종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동시에 전북에 오면 혁신도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과 4개 과학원은 전북의 농생명 메카를 향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전북대 손재권 농업생명과학대 학장은 “농생명산업과 혁신도시를 연계하면 지역자원의 고부가가치를 통한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농업과 2·3차 산업의 연계로 신(新) 농생명산업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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