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설계] <2> 강경환 국립무형유산원장
[신년설계] <2> 강경환 국립무형유산원장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1.14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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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국립무형유산원 강경환 원장은 올해는 국립무형유산원이 보다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문화유산. 우리 겨레의 삶, 선조의 지혜와 숨결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자산을 품고 있는 전주는 그야말로 행복한 도시다. 그 중심에는 공식 개원 2년째를 맞은 국립무형유산원도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유산원을 지역민의 자긍심으로 키워내야만 하는 것 또한 지역문화계의 몫이기도 하다. 14일 올해 초 국립무형유산원으로 자리를 옮긴 강경환(49) 원장을 만났다. 올해는 국립무형유산원이 보다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편집자주> 

그와 전북의 인연, 그 연결고리를 찾는다면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화재청 국제교류 사무관으로 근무할 당시 세계유산등재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것. 그는 고창의 고인돌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관련 서류를 직접 작성하고 모로코까지 가서 회의에 참석했었다.

또 다른 인연으로는 국립무형유산원의 설립과 조직 구성 등의 초기 작업에도 관여했던 점을 들 수 있다. 강 원장이 그 누구보다 유산원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연결고리인 셈. 이에 대해 강 원장은 “재임기간 중에 조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국민과 지역민들에게 무형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한껏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국립무형유산원이 개원한 지 2년이 넘어서고 있지만 인지도면에서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은 그에게도 아픈 손가락이다. 강 원장은 무형유산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기대되는 부분, 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검토하는 동시에 무형문화재진흥을 향한 희망과 기대의 목소리도 새겨듣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화재청 내에서도 늘 해결사 역할을 맡아왔던 그의 이력 덕분인지 몰라도 지역 내에서도 강 원장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강 원장은 문화재보존국장으로 재직 중에는 울산 반구대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제반 준비 작업을 벌이고, 화마에 상처를 입은 숭례문의 복구 단장으로 일하는 등 늘 문화재 관련 업무의 소용돌이 속에서 차분하게 일을 수행해 왔다.

이에 따라 유산원이 안팎으로 보다 풍성해지고, 한 단계 올라서게 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지지는 않을까 기대가 크다.

강 원장은 “그동안 국립무형유산원이 인력과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도약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전라북도와 전주시 등에서도 문화재 관련 사업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긴밀한 협조를 통해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으로 시너지효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립무형유산원 내에 다양한 전시와 공연, 교육 활동을 확충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지역민들이 가깝게 찾아올 수 있도록 시민공방 프로그램 등을 늘리는 한편, 토요상설공연뿐 아니라 일요일 공연도 추진한다는 복안인 것.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이해시키기 위해 보다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 또한 유산원의 중요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형유산과 대중의 간극은 여전하다. 국내의 무형유산보호제도가 세계적으로 선진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녹록치않다. 무형문화재들의 고령화와 전승체계 단절 등 난제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강 원장은 “오는 3월 시행되는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해서 고민들이 많이 해소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통공예품 은행을 통해 작품을 매입해 외국대사관과 문화원 등에 대여하고 활용되도록 하고, 도제식으로 이뤄지던 전수교육을 대학의 커리큘럼으로 끌어들여 체계적인 전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보다 실제적인 사업들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것. 물론 그 중심에는 역시나 국립무형유산원이 자리하고 있을 터다.

“통상적으로 유형문화재를 좀 더 가깝게 생각하게 되고, 무형문화재는 조금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유형의 문화재 안에 담긴 혼과 가치, 선조의 지혜가 바로 무형의 가치이죠. 무형유산, 곧 삶의 공동체를 통해 지역이 발전하고, 정체성이 형성됩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국민과 시민들의 향유의 폭을 넓히고,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더욱더 힘쓰겠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강 원장은 여담으로 전주한옥마을의 지속적인 발전방안, 전라감영 복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등 지역과 관련된 개인적인 관심 분야도 언급하기도 했다. 조만간 전주시민으로 그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 것은 괜한 생각이 아니었을 게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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