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생명 산업이 우리의 영토를 확장한다
농생명 산업이 우리의 영토를 확장한다
  • 이귀재
  • 승인 2015.12.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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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패러다임이 무한한 영토를 만든다. 기존의 선입관념을 벗어버리면 이제껏 감춰져 있던 세상이 우리 앞에 웅장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농업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농업은 후진적이거나 사양길을 걷는다는 전통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북이 농생명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의 원천으로 삼기 위해서는 ‘농업이 우리의 무한한 영토를 만든다’는 패러다임이 앞서야 한다. 농업이 혁신적인 사고와 결합하여야만 지역발전의 동력이 탄력을 받고 우수한 인재들도 몰려들어 미래 전북의 100년을 힘차게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선진국의 기준도 농업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달렸다.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사르코지는 농업을 나노공학과 우주 산업처럼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규정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미래에는 생명공학 기술과 농업, 친환경 기술이 결합한 하이퍼(hyper) 농업이 출현할 것으로 예견했다. 글로벌 투자가로 이름을 날린 짐 로저스 역시 농업은 향후 20~30년에 가장 긍정적으로 잠재력이 뛰어난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농생명 산업의 무한한 저력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역시 저성장 시대를 탈출하기 위한 돌파구로서 농생명 융복합 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북 농업의 미래가 자리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전북은 동북아 농생명 산업을 선도하는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농생명을 광범위한 융복합 산업과 연결하여 모든 분야에 파급효과를 야기하는 가치사슬(value chain)의 확장도 활발하다.

 우리 지역의 농생명 산업 환경도 매우 우호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먼저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시장과 소비 패러다임이 급성장하고 있다. 2012년에 동북아시아의 농식품 시장은 현재보다 2.3배나 확대될 추세다. 질적으로도 안전식품, 기능성 식품, 미용, 화장품, 치료예방 식품 등의 소비 패러다임이 농생명 분야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끌 전망이다. 정부도 농생명 산업을 국가의 미래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2년까지 농생명 소재개발에 5천억을 투자한다. 융복합 창조농업을 토대로 농업과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살리는 정책이 꾸준히 시행된다.

 전북 농업은 ICT(정보통신)과 BT(생명공학) 등의 첨단기술과 융복합하여 미래 성장산업으로 질주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농생명 산업은 전북의 영토를 무한히 확대하는 우주산업처럼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이 될 것은 확실하다.

 전북이 농생명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기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대학과 농생명 연구기관이 연구 성과를 실용화하고 산업단계에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일관된 흐름을 가져가야 한다. 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연구인력 교류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연구 인력을 기업에 파견하고 기업의 연구진들이 대학의 우수한 연구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할 수 있도록 ‘유연한 상호교류 플로우’(flexible interchange flow)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농생명의 융복합 기술개발을 위한 고급인재 양성 기반이 시급하다. 전북은 농촌진흥청과 산하기관, 한국식품연구원, 농업기술실용화 재단 등이 혁신도시에 완전히 정착하게 되면 박사급 인력만 700명이 넘는 아시아 최대연구기관의 집적지가 될 것이며 향후 고급 인력수요도 끊임없이 요구된다. 이왕이면 전북의 청년 인재들이 신농생명 산업에 열정과 의욕을 갖고 공부하고 지역의 미래를 이끄는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인재가 자부심과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서는 거기에 상응하는 패러다임이 조성되어야 한다. 농업은 잠재력이 무한하고 모든 산업분야를 선도하는 견인차이며 융복합의 중심이다. 우리의 미래는 농업과 농생명 산업에 달려있다. 나를 붙잡고 있는 전통적 선입관의 사슬을 벗겨내고 관점을 변화시킬 때 전북은 무한한 영토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귀재<전북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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