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보시(布施)의 실천
사랑과 보시(布施)의 실천
  • 정병수
  • 승인 2015.12.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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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력과 경제(돈), 지식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와같은 평범한 삶을 넘어 남다르게 살아가는 이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가운데 지식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을 졸업하면 학사, 대학원을 졸업하면 석사, 더 공부하면 지식의 최고봉인 박사학위를 받아 나름대로 지식사회에서 권위를 갖고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웃으개소리 비슷하게 이 ‘박사’보다 더 높은 단계가 있으니 그것이 ‘밥사’요, 밥사 위는 ‘술사’라는 것이다. 즉 사람이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잘난 박사는 상대하기 어렵고 서먹서먹하고, 친근해지는 인간관계로 되기가 쉽지 않은데, 밥을 사고 술을 사주는 이는 서로의 심금을 흉허물 없이 토로하고 마음과 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까운 이가 되기 쉽고 또 그런 이가 좋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술사’ 위는 ‘감사’ 하는 이요, 그 위는 ‘봉사’하는 이요, 또 그 위는 ‘희사(喜捨)’하는 분이라고 한다. 즉 어려운 사람이나 공적인 단체 발전 등을 위해 자기 재물을 기쁘게 내놓는 것이야말로 일부 자칫 지식을 가지고 자랑하듯이 가르치고, 봉사와 희사에는 인색한 식자보다는 더 가치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봉사와 희사에도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말이다.

  우리 사회에 있어서 능력이 있고 경제력이 있는 이들의 이웃에 대한, 어렵고 불우한 자들에 대한 나눔과 베품, 봉사, 기부, 희사 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 사회를 밝고 훈훈하게 하며 더불어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소외된 자들의 불만이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또한 우리가 생각해볼 일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바로 불경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나오는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한다. 가진 게 없는 사람이라도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사랑이, 보시가 7가지가 있다는 말이다. 참으로 좋은 말이 아닌가 싶다.

  첫째는 화안시(和顔施)가 있다.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언시(言施)다. 남에게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양보의 말 등으로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안시(眼施)로,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것이다. 넷째는 심시(心施)이다.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이다. 다섯째는 신시(身施)로, 즉 몸으로 봉사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좌시(坐施)로 자리를 남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찰시(察施)이다. 이는 굳이 묻지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엔 참사랑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참사랑이란 상대방(어떤 경우는 원수까지도)을 위해 주고 또 주고, 한없이 줄 수 있어야 되고 준 것을 잊어버릴 수 있어야 된다고 한다. 또한 참사랑이란 상대방을 책임지고, 배려하며 존중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십자가의 사랑은 원수를 대해서도 미워하거나 저주하지 않고 오히려 원수를 위해 염려하며 복 빌어줄 수 있는 위대한 사랑으로 말하곤 한다. 이 얼마나 훌륭한 내용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이 지난 2012년 6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하고, 이제 ‘3050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는 등 세계인이 부러워할 정도의 급속도의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노동문제와 국사의 국정화문제등 많은 갈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청년실업과 성범죄 증가등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필자는 요즈음 송구영신의 기로에서 우리 사회가 여느해처럼 훈훈한 분위기를 기대하며 사랑과 보시의 실천에 골몰(?)해 본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바빠서, 자신과 가정만을 돌보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모습을 돌아보며, 조금은 의미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보다 어렵고 불우한 환경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서민과 장애인, 다문화가족, 새터민등을 찾아 그들에게 따스하고 온후한, 인정이 있는 사랑과 보시의 실천에 조용히 미미하지만 동참하고 싶다. 거기에서부터 평화와 통일의 기운이 싹터 솟아오를 것같다.

  정병수<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UPF전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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