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간 협력을 통한 수자원 관리
자치단체간 협력을 통한 수자원 관리
  • 김현수
  • 승인 2015.11.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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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물 수요의 대부분을 강이나 호수, 저수지와 같은 지표수 자원을 사용하여 충당하고 있다.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물은 근본적으로 하늘에서 비나 눈의 형태로 내리는 강수현상이 그 기원이 된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일부는 땅속으로 침투하거나 지표면에서 증발을 통해 다시 공기 중으로 돌아간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물은 지표면의 경사를 따라 강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결국 바다로 유입된다. 일반적인 경우 강의 기원지역에서 바다까지 물이 이동하는 시간은 2 ~ 3주 정도로 매우 짧아서, 지속적으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수자원이 부족한 상황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그리 적은 편이 아니다. 비나 눈의 형태로 1년 동안 내리는 강수량을 전 세계 평균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강수량이 세계 평균의 약 1.5배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여러 국제기구에 의해 물 부족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적지않은 강수량에도 물이 부족한 국가로 인식되는 것은 몇 가지 원인에 기인한다. 첫째로, 70년대 산업화가 시작된 이후 경제규모의 비약적 증가와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사실을 들 수 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의 급수량은 하루 만오천톤에서 약 만칠천톤 정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둘째로는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내리는 비는 결코 적은 양은 아니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강우현상이 여름, 특히 7월과 8월에 집중된다는 사실이다.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지표수자원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바다로 이동하여 유실된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인 지표수자원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고, 이를 위하여 댐을 건설하여 인공호를 건설하는 사업이 광범위하게 수행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18,000여개의 호수 중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공호라는 사실이 이를 반영한다.

 인공호를 건설하여 수자원을 유지하고 관리하면 빠른 속도로 바다로 유실되는 물을 효율적으로 가두어놓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지표수자원의 하나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이에 수반되는 극단적 기후현상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모든 국민이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40년만의 심각한 가뭄을 경험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전국 대부분의 저수지에서 담수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이로 인해 내년 봄 이후 용수공급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인공호 또는 저수지의 건설을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강물을 막아서 유지하려 해도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는 기간이 오랫동안 지속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여러 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뭄과 같은 기후재해의 발생빈도를 점점 더 증가시킬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안정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할 것인가? 이 중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 여러 형태로 유실되는 물의 양을 최소화하고, 사용한 물의 재이용을 극대화함으로써 가용한 수자원의 총량을 최대한 증가시켜야 한다. 또한, 기존의 수자원 수질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존재하는 수자원을 사용 가능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들도 이러한 사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거의 모든 단체장 선거공약에 물 관련 공약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수자원의 질적, 양적 관리를 위한 기초자치단체간의 협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라북도에도 용담호나 옥정호같이 도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인공호들이 있다. 이들의 효율적인 관리는 호수의 유역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자치단체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유역에 있지만 호수로부터의 물리적 거리가 다소 떨어져 있다고 해서 그 관리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소중한 수자원이 쉽게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자원 관리에 있어서 자치단체별로 각각 다른 정책을 수립하여 수행하기보다는 유역을 기준으로 수자원관리 정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전라북도와 주요수자원의 유역에 위치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들 사이에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물은 지속적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결국 모두가 그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해당 기관 모두가 협력해서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정된 수자원의 확보는 매우 어려워진다. 효율적 수자원 관리를 위한 여러 자치단체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협력하여 질적, 양적으로 건강한 수자원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현수<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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