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교사 226인,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울분’
전북 교사 226인,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울분’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5.10.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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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사들이 가장 고통스럽다. 한국사 국정화는 학생들에게 진실을 감춰야 하는 교사들을 정권의 시녀로 만드는 격에 인격마저 파괴시키고 있다!.”

한국사 국정화 소식에 전북 교사들이 울분을 토했다.

14일 오후 전라북도교육청 브리핑 룸에서는 교육부가 결정지은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도내 교사들 6명이 뜻을 함께한 226인의 교사들을 대표해 기자회견장에 섰다.

전교조, 교총 등의 단체 가입이 없는 교사의 양심에 따라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뭉친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친·일 독재의 반역사 교육을 강요하는 국정교과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던 교사는 정권에 떠 밀려 ‘학생들에게 거짓을 전달해야만한다’는 뭉클한 심정에 중간 중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교사들은 이날 “박근혜 정부가 12일 ‘올바른 역사교과서’라는 미명하에 발표한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하려는 조치는 우리 각자의 기억마저 노예화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또 “국정화는 정치권력적 폭력이며 진실을 조작하고 포장하는 지적 살인행위다”며 “역사적 기억을 배제하고 미화해 획일적 역사관을 강제하는 것은 국민적 정체성을 상실하게 하고 국가의 존립을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교사들은 교육과정으로 특정한 관점만이 역사라고 가르치라는 것은 야만적인 동물적 질서를 따르라는 것이다”며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권의 시녀가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역사적 정당성은 국민의 몫이다”며 “정의로운 역사를 세우는 것이 정부의 진실이라면 ‘검인정 교과서체제’를 유지하고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해야한다”며 “역사에 객관성이 없다면 공평하고 정의로운 역사교과서를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가와 국민화합을 기대한다면 고통스러운 역사의 기억을 지우려고 하지 말라”며 “공동체를 파멸시킬 정도의 위험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우리들 모두에게 일체감을 주지만 불행한 역사적 기억을 배제하고 미화함으로써 획일적 역사관을 강제하는 것은 국민적 정체성을 상실하게 하고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13~14일 SNS를 통해 국정교과서 거부에 대한 뜻을 모은 평교사들로 알려졌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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