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의 핵심과 본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의 핵심과 본질
  • 이헌승
  • 승인 2015.10.07 18:08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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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에는 언제나 핵심과 본질이 있다. ‘가장 중심부’인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문제든지 잘 풀 수 없다. 또 ‘고유 성질’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면, 중심에 접근하지 못하고 주변에 머물다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만약 속의 핵심과 본질보다 겉의 현상에 집중하면, 오판하게 된다. 이는 마치 겉은 붉지만, 속이 썩은 사과를 먹다가 퉤퉤하며 내뱉는 격이다. 이처럼 핵심과 본질을 벗어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상황은 갈수록 더 꼬이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가 우리 전북에도 있다. 바로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이다. 이 문제는 11년이나 지나면서 더 심각해지고 더 복잡해졌다. 혹자는 시와 도의 정책 차이를 거론한다. 심지어 시장과 도지사의 인적 관계를 지적한다. 일부는 중소상인의 쇼핑몰 입점 반대를 부각시키나, 누구는 시민 68%의 찬성을 강조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으니 민간자본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관점과 차라리 재벌의 지역경제 잠식을 지방재정으로 막자는 의욕이 대립한다. 대체경기장 건설의 추진내용이나 그 절차도 논란 중이다. 이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롯데쇼핑과 전주시의 법적 공방까지 더해진다니, 이 문제의 해결은 더 어려워지고 더 지연될 것이다.

도대체 이 사안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전시컨벤션센터’이다. 왜 그런가? 지금 현실을 보라! 우리 전북에 국제적인 영화제·엑스포·축제 등 행사를 제대로 개최할 수 있는 집약된 대규모 공간과 시설이 과연 있는가? 없다. 5~10년 후 미래를 보라! 농·생명산업 발전, 연구개발특구 활성화, 새만금개발 진전, 기금운용본부 이전 등으로 더 많아질 세계적인 대규모 전시컨벤션행사를 과연 개최할 수 있을까?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이런 행사를 서울·부산·제주는 물론 광주나 대전에 모두 빼앗기도록 방치할 것인가! 사실 도청 소재지 ‘전주’의 시민은 지금도 소규모 전시컨벤션센터를 지닌 ‘군산’에조차 이런 돈과 기회를 넘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쇼핑몰·호텔·대체경기장은 결코 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주변임도 직시해야 한다.

그러면 이 문제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무엇이 11년이 넘은 이 문제를 이리도 복잡하게 꼬이게 만든 본질인가? 그것은 바로 ‘폐쇄성’이다. 넓게는 전북의 개방성 부족이, 좁게는 전주의 폐쇄성이 이 문제를 악화시켜왔다. 개방적인 마음은 상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폐쇄적인 사고는 마음의 눈을 막아버린다. 그런 개인은 상대가 사람이든 물체든 볼 수가 없다. 보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상대를 수용할 수 있겠는가! 그런 개인은 발전적인 변화도 창출할 수 없다. 갈수록 웅크리며 안주할 뿐이다. 그러다가 쌓인 불만을 적대감으로 표출한다.

개방적인 사회는 주변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예비한다. 하지만 폐쇄적인 사회는 외부의 변화를 직시하지 못해 쇠락한다. 그런 사회에선 지도자조차 소수 기득권층에 영합하거나 단기 이익에 빠져 오판한다. 그러다가 결국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절망의 나락에 빠진다. 조선말기 흥선대원군이 그 좋은 사례이다. 그는 외부의 변화 추세를 잘 읽지 못하고 쇄국정책(1860년대)을 펼쳤다. 하지만 재정난에서도 경복궁 중건을 강행했다. 단발령(1895년)에 대한 최익현의 관점도 문제였다. “내 머리는 자를 수 있을지언정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는 그의 대응은 지금 초등학생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완전히 본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선 패망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곧 변화를 거부한 ‘폐쇄성’과 예비의 미흡이다.

마음과 눈의 폐쇄는 어떤 부작용을 초래하는가? 소수그룹의 이해에 얽매여 시·도 전체의 혜택과 발전을 깔아뭉갠다. 5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도 가로막는다.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가 없어 지금도 잃고 있는 돈·일자리·기회·자신감을 느끼지 못한다. 자체재정 2천억원을 직접 투입함으로써 미래의 산업·복지·생태·문화 등에 투자하지 못할 기회비용을 키운다. 체결된 MOU의 파기가 초래할 도시 평판 및 기업투자의 악화도 외면한다. 고급쇼핑센터·호텔·리조트가 복합되어야만 전시컨벤션센터의 경제성이 확보된다는 사실조차 부정한다. 부디, 쇄국하면서 경복궁 중건에 재정을 낭비하여 나라의 쇠락과 백성의 가난을 더 악화시킨 대원군의 오판에서 교훈을 얻자. 변화의 ‘본질’에서 벗어나 ‘머리털’에 목숨을 건 최익현의 오류를 바로 보자. 강조컨대, 전시컨벤션사업의 본질은 폐쇄성이 아닌 예비하는 ‘개방성’과 상생하는 ‘교류’이다.

이헌승<전라북도 경제분석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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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ㅎ 2015-10-10 22:32:48
적어도 지역발전엔 방해가 되지 말자. 그 건설비용으로 배드민턴 체육관이나 유치하지. 참 능력없으면 가만히 있는게 도움주는 건데
ㅇㅇ 2015-10-10 14:32:35
답답한 양반 김승수
ㅇㅇ 2015-10-10 14:32:35
답답한 양반 김승수
ㅇㅇ 2015-10-10 14:32:04
답답한 양반 김승수
2015-10-10 00:16:26
내고향 전주 많이 발전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