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의 후손들
독립유공자의 후손들
  • 유희태
  • 승인 2015.09.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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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극장가에 가장 인기있는 영화는 당연 ‘암살’이라는 영화이다.

영화 ‘암살’은 복수라는 키워드를 생각하게 하지만 사적인 복수가 아닌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한 영화이다.

지난 8월은 광복 70주년 광복절이다.

필자 개인적으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나라를 지키며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을 다루는 영화가 없을까 생각했는데,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암살이라는 영화는 실화가 아니다. 하지만, 실화 가능성이 상당 부분 충분하다, 지난 세월 이야기고 영화로 만들어진 픽션이지만, 그 시대에 우리가 살고있는 이 조국을 되찾고자 기꺼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가족을 돌볼 여유도, 재산을 모을 겨를도 없이 모든 집과 재산을 독립운동자금으로 사용하며 목숨으로 나라를 지켜주신 독립운동가들은 우리에겐 소중한 광복을 선물해주셨지만, 가족들에게 ‘가난’이라는 멍에를 물려 주었다.

‘항일을 하면 삼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삼대가 흥한다’는 말이 있듯이 당시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친일파 후손들 간 재산 차이도 극명하다.

많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광복 이후 가산을 모두 빼앗겨 집안은 몰락하였고, 당장 먹고살기도 어려운 형편으로 교육에까지 신경 쓰지 못하다 보니 가난은 대물림으로 이었졌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후손 중 직업이 없는 사람이 무려 60%를 넘고, 고정 수입이 있는 봉급생활자는 10%를 조금 웃돈다고 한다.

성균관대학교 서중석 명예교수의 말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친일파 후손은 선대의 부와 명예를 고스란히 이어받았고, 독립유공자 자손은 선대의 가난과 피해의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안중근 의사 순국이 한 세기를 넘었다. 자신은 형장의 이슬로, 그 동생인 안공근은 김구 선생님의 오른팔 역할을 하다가 행방불명(여러가지 설이 있음) 되고 그 자녀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아픈 역사는 다시 일어나지 말기를 바라지만, 과연 조국이 아픔을 격을 때, 분연히 일어날 사람들이 있을까. 과거 독립운동의 대가를 어떻게 치르는지 보아 온 우리 중에 그런 용기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부진했던 점을 이해하면 지금의 독립운동후손에 대한 처우개선은 미래의 나라와 민족을 보존하기 위한 예방법이 되는 셈이다.

다행이 국회 홍문표 의원은 일제로부터 강제로 빼앗겨 국가로 귀속된 독립유공자의 재산을 되찾아주는 내용을 담은 ‘독립유공자 피탈 재산의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은 민사재판 시효없이 독립운동가들이 빼앗긴 재산을 본인 또는 유족에게 회복 보상해 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가 빼앗긴 재산을 조사해 국가 소유 시 이를 회복해주고, 제 3자로 소유권이 넘어갔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도록 한다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필자는 일문구의사(한 가문에서 9명의 독립운동가가 배출되었다고 붙여진 이름) 선양사업회회장으로 많은 보훈가족들을 대하게 되었다.

9가족 중 4가족이 멸문지화가 되어버렸고 5가족만이 연락이 되어 이웃과 보훈가족들과 더불어 추모행사에 참여하면서 안타까운 삶을 호소하는 보훈가족들에게 국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매우 중요하다고 사료된다.

더 이상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부익부 빈익빈’ ‘빈곤의 대물림’을 이어받지 않고, 독립 유공자의 후손으로서 당당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길 소망하며, 이제는 성장과 경쟁만을 우선시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정기를 살리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유희태<(전) 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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