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노후산단, 혁신을 꿈꾸다
익산 노후산단, 혁신을 꿈꾸다
  • 전정희
  • 승인 2015.06.29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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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 지 40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를 마쳤다.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최근 범부처 합동사업인 ‘노후산단 경쟁력 강화사업 대상단지’ 공모에 도전장을 냈다. 2025년까지 ‘전통·지식, 산업·문화 융합을 통한 도시형 산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전통산업(주얼리, 자동차·기계 부품, 식품, 섬유 등)과 미래형 서비스산업(3D프린팅, 디자인, 지식서비스, ICT 등)의 화학적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간 생산과 수출 목표는 각각 8조원과 15억 달러다. 130여개 기업 유치를 통해 2조원의 직접투자와 1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귀금속 2단지와 보일콘 부지에 2만평 규모의 ‘융복합집적지’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귀금속 1단지에 산업테마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융복합집적지에는 이미 175억원의 투자가 확정된 종합비즈니스센터(6,000㎡/지하1층, 지상7층 규모)를 비롯해 최근 유치에 성공한 호남권 3D프린팅 지역혁신지원센터와 융복합디자인센터, 국제컨벤션센터, 업종고도화센터, 기숙사형오피스텔 등 기업지원 및 복지·문화 시설을 건립하는데 총 2,500억원 규모의 국비ㆍ지방비와 민간자본이 투입된다.

 익산 국가산업단지는 지난 1974년 귀금속 수출업체의 집단화를 위해 영등동 일대 133만6,000㎡(약 40만평) 부지에 조성됐다. 이후 수십 년간 대한민국 귀금속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왔으나, 2000년대 들어 노동집약적 산업 쇠퇴로 인한 단지공동화와 업종의 사양화, 입주기업의 영세화 등으로 점차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특히 조성된 지 30여년이 경과하면서부터는 기반시설 노후화에 따른 리모델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익산국가산단에는 2013년 말 현재 155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3,80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주력 업종은 사양화의 길을 걷는 귀금속과 섬유의복으로, 전체의 72.9%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 대부분이 지은 지 30년 이상 된 공장건축물에 입주해 있다는 사실과, 종업원 50인 이하의 영세업체 비중이 2005년 90.0%에서 2013년 93.6%로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단지의 경쟁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2009년 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시범사업 추진 계획에 따라 반월·시화, 남동, 구미 그리고 익산산단 등 총 4곳을 시범사업 단지로 지정했다. 산단의 노후된 기반시설을 재정비해 첨단 융·복합단지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시범사업이 종료된 2013년까지 총 19개 사업에 국가 및 지방재정, 민간 투자를 포함해 총 3,223억원이 투입됐다. 구미의 산학연융합단지, 반월·시화의 청정표면처리센터, 남동의 민관합동 블록 단위 복합개발 사업이 지난 4년간 추진 성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점검한 결과, 익산에 추진된 사업은 사실상 전무했다. 2억2,000만원을 들여 낡은 펜스를 철거하고 방범시설과 안내표지판을 설치한 게 전부였다. 당초 익산산단에 계획된 비즈니스호텔과 복합지원시설 등은 민간투자 미비 등으로 백지화된 상태였다. 익산과 같은 지방의 경우 자치단체 재정이 열약한데다,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투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지원 확대를 통해 민간부문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 결과 산업부의 노후산단 혁신 계획이 구체화하였고, 뒤늦게나마 낡은 익산산단이 새 옷을 입을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노후산단 경쟁력 강화사업 대상단지로 11개 국가 또는 일반 산단을 지정할 방침인데,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가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현장실사가 끝났고, 이제는 최종 프레젠테이션만이 남았다. 마지막까지 산업부와 산단공, 전라북도와 익산시, 그리고 입주기업들과 힘을 합쳐 전북의 미래 산업을 이끄는 도시형 첨단산업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최근 익산시의회도 대상단지 선정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 모처럼 지역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산의 새로운 반세기를 책임질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익산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을 바라마지 않는다.

 전정희<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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