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물 문제
기후변화와 물 문제
  • 김진태
  • 승인 2015.06.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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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라고들 생각할 것이다. 왜 이런 물 부족 문제가 해마다 반복될까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들만도 하다. 대부분 기억하고 있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라는 말 속에는 우리의 자랑스런 국토와 풍부한 자연환경의 혜택이 내포되어 있음에도 말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풍부한 물자원은 대부분 바닷물이고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안전하고 깨끗한 수자원 확보는 이제 국가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일달러가 풍부한 중동국가들은 바닷물을 담수로 전환하는 플랜트 건설에 열중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리비아는 대수로 건설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위생적인 상태의 물자원은 선진국들만의 전유물일까? 공공재로 인식하고 있는 물조차도 경제력이나 국제적 위상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일까 등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지구상 대부분 국가들은 사계절이 구분되는 온난한 기후와 농경이 비교적 수월한 온대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인류 4대 문명 발상지들이 강을 옆에 두고 충적층이 발달한 지역에서 시작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풍부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정착하고 국가형태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과학을 비롯한 지식과 농경도구 활용에 진전을 이룬 것이라 알려졌듯 개인적이나 부족, 나아가 국가형태의 권력과 제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이라는 자원활용은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얼마 전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지구상 적도 부근에 위치하면서 많은 비를 내려주던 강우벨트의 위치와 역할이 100여년전에 비해 점차 북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적도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리도록 작용했지만, 이제는 타이완이나 일본 남쪽 지역 오키나와 부근까지 북상함으로써 갈수록 많은 비를 일시에 내리게 하는 열대성 기후에 가까운 형태를 위도가 높은 나라들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발생했던 집중호우나 장마에 따른 홍수사태들이 그냥 발생한 것이 아닌 셈이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엘니뇨, 라니냐를 비롯한 태평양지역의 변화를 포함하여 동해 독도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소용돌이 변화 등은 대기중의 기온상승에 따른 온실효과가 이제는 바닷물 온도까지 높여 차가운 한류와 따뜻한 난류의 교류조차 이상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바닷물은 예전에 비해 염도가 낮아지고 상층수와 심층수의 혼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해양생물들의 서식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새삼스러운 사실도 아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가뭄과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4대강사업의 효과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게 얘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요하천의 기능과 생태적 효과는 강조되고 있다. 주요하천에 연관되는 유입하천이나 지류지천에 대한 생태하천 사업이 진행되고 그 효과에 대한 평가도 진행되면서 지역주민에 미치는 생태영향까지 고려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강살리기 사업이나 도랑가꾸기, 둠벙에 대한 사업 등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의미는 결코 간단치 않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깨끗하듯이 주요하천으로 유입되는 하천의 수질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하세월이 될 것이다.

 다행히 전라북도에서는 새만금사업을 추진하면서 하천수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에 관련된 유입하천들의 수질에 상당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5년 동안 새만금사업과 관련된 하천에 대해 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한 모니터링의 주요내용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제는 단순한 측정지점의 수리학적 수질상태보다는 근본적인 유입량과 유속량을 통해 오염원에 대한 파악과 효율적인 관리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량의 형태는 변할 것이다. 과거의 패턴에만 연연해 하지 말고 새로운 양상을 보이는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소양강댐이 마르고 바닥이 드러나는 가뭄에 마냥 하늘만 쳐다볼 일은 아니고 이런 가뭄이 올해는 강원지역에서 발생한 것처럼 내년에는 어느 지역에서 발생할지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전라북도에서는 물 부족 문제가 올해는 없었지만, 내년에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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