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에 바람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에 바람
  • 최형재
  • 승인 2015.06.11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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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영웅을 만들기도 하고 영웅이 시대를 만들기도 한다. 사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난세에 영웅이 나는 것은 분명하다. 새정치연합은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 이제 막 구성되었는데 벌써부터 말이 많다. 좋은 사람들을 모시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는 주장도 있고, 강성으로 구성되어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평가 절하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새정치연합 상황은 서로에게 배워 집단지혜를 키워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재단하는 소아병적 사고는 분열을 낳고 분열은 합리적 판단을 위축시킨다. 지도자들의 분열은 지지자들의 열정을 식게 하여 성공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자신들끼리 싸울 만큼 한가하지 않다. 새누리당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고, 언론. 재벌. 권력기관이 눈빛만 보아도 이해하는 정도가 되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여 구도를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것도 모자라 야권을 분열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새정치연합은 재보선 패배 이후 오랜 내홍을 겪었다. 벌써 40여일이 지났는데 국민에게 무슨 희망을 주었는지 알 수 없다.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 주었고 당 지지도 하락에 대권주자 1위 자리도 내주고 말았다. 도대체 주류든 비주류든, 당권파든 비당권파든 얻은 게 무엇인가? 상처뿐이고 종편은 신났고 상대방은 유유자적이다. 황교안은 총리가 되고 야당은 무능하다고 손가락질당하고 있다.

이제 할 말이 있어도 참고 ‘혁신위원회’에 맡겨 놓아야 한다. 자신의 말을 하려하지 말고 들으려 해야 한다. 당의 성적과 국민의 평가가 그러하니 맡기는 것이 순리이다. 혁신위원회는 사명감을 같고 일해야 한다. 아니 실천하는 기관이어야 한다.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과 당원의 공감대가 높은 수준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면 추진력이 작동할 것이다. 혁신과정에서 당원과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비교적 많이 내려놓았다. 제1야당에 주어졌던 국회도서관장 자리는 추천위원회를 두어 외부인사가 임명되었다. 세비 조정위원회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독립적인 외부기관에 맡겨 진행되고 있다.

국회의원비리관련 재판 FAST TRACK제 도입, 기소시점부터 해당의원 세비지급 중지, 쪽지예산 금지, 친인척채용 금지, 국회의결의 실명제 등 굵직한 사안들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마련되었고, 관심사인 공천에 대해서도 도덕적 법적 하자가 있는 인사들의 예외 없는 불출마 등 국민이 원하는 수준에서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위의 것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본질이 아니고 국민의 삶의 질과는 관계없는 것일 수 있다. 자신들의 자학적, 또는 뼈를 깎는 아픔을 보여줘 대리 만족을 보여주는 것에 그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오래된 논쟁거리인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선거 결과와 국민의 요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당의 정체성을 확정해야 예측 가능하기도 하고, 사람이 아닌 당의 정책을 보고 지속적으로 지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기초공사가 마무리되면 그 기초 위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행동을 보여 줘야 한다. 집권 10년의 여당 기름기를 빼내야 한다. 10년 집권 후 당의 노소를 막론하고 헌신성과 희생정신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새로운 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안철수, 박원순 정도만 통합과 선거과정에서 충원되었지 눈에 띌 만한 외부인사 수혈이 없다. 전적으로 기득권을 지키려는 욕심 때문이다. 외부 충격을 통해 활력을 찾아야 한다.

당 문화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 스마트 정당을 지향해야 한다. 어느 집단이든 젊은이들이 모여들어야 건강하다. 그들이 몰려들어 끼를 발휘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당의 연구기관인 민주정책연구원을 100년 대계를 설계하는 기관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집권전략을 만들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당대표가 누가 되든 흔들리지 않고 당의 정체성에 맞게 마련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혁신위원회는 당의 정체성을 찾는 기초공사 위에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하고 당 관계자들은 집단지혜를 발휘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혁신에 성공하면 국민이 감동하고 그러면 모두 살 수 있고 어려워 보이는 정권교체도 할 수 있다.

최형재<노무현재단 전북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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