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마윈(馬雲) 같은 청년이
우리에게도 마윈(馬雲) 같은 청년이
  • 이한교
  • 승인 2015.06.03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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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아시안리더십 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중국 마윈의 인터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평범한 사람이 중국 최고 부자가 되었다는 것과 거듭된 실패에도 포기 없이 도전해 오늘에 이르렀다는 고백에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세계인은 그를 ‘경영의 거인’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는 성공한 사람이며, 청년들에게 꿈을 전해주는 전도사가 되었다. 이제 그에 대한 존경을 넘어 수많은 청년에겐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처지와 주변 환경을 탓하던 청년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마윈은 자신을 변변치 못한 사람이라 표현하고 있다. 학위도 없고 그렇다고 부유한 가정에 태어났다거나, 흔히 말하는 재벌의 2세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162cm의 키와 보잘것없는 외모 탓에 30번 넘게 취업의 문턱에서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미국을 배우고 싶어 하버드 대학에 10번 원서를 냈으나 역시 모두 거절당했고, 미국 KFC가 중국에 진출해 입사원서를 냈지만 24명 지원자 중 혼자만 떨어졌다고 했다. 경찰시험에서도 5명 지원자 중 혼자만 떨어졌다고 담담히 말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의기소침해질 만도 한데 그는 실패가 두렵지 않았으며, 오히려 실패에서 교훈을 찾았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과거 실수를 공부하면서 그 실수를 피할 수 있었다는 그 말은 잔잔한 감동으로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주목해야 할 말이다. 그리고 젊은 시절은 낙방의 연속이었다고 말하는 그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는 취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사회에 불만을 토로하지도 않았다. 지나친 갈구와 욕심으로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답습하지도 않았다. 늘 오뚝이처럼 일어섰으며, 끈기를 가지고 묵묵히 걸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지금까지 당당하게 걸어왔다고 했다.

 우리 청년들도 현재의 심각한 실업문제를 놓고 좌절하거나 불만으로 반감을 품기보다는, 이 불만을 문제 해결에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가 말했듯 미래의 성공자는 지금 불평하는 사람이 아닌 이 불만을 해결하는 사람 중에서 나온다며, 사람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세상에 거의 없다고 했다.

  이처럼 그는 매사에 긍정적이었고 그런 마인드가 오늘날 마윈을 만들었다고 본다. 혹자는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과 급속한 발전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분석하지만, 필자는 아무리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해도 그의 높은 성찰력과 긍정적인 생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가 한국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아직도 걸음마를 띠지 못했거나 실업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고개를 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바동대는 수레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방관하고 있는 정부를 보며 더 실망하고 더 낙담하여 지쳐 있는 청년의 모습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는 심각한 사회갈등 양상의 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포용력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미흡한 자세에 길들어 있다. 특히 극심한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土壤)까지 황폐해지고 있다. 이는 밤낮없이 다투기만 하는 정치인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지도층의 싸움은 갈등을 양산하고 이 결과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 소통을 통하여 오직 나라의 미래만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청년의 꿈이 시들해지기 전, 생태계가 외래어종과 식물에 점령당하듯 더 이상 생명력을 상실하기 전, 청년을 보듬어줘야 한다. 왜냐하면, 바로 이들이 우리의 아들딸이며 대한민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대 간 갈등이 양극화로 더 심해지기 전, 청년들이 힘겹게 끌고 오르려는 수레를 뒤에서 밀어줘야 한다. 기성세대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아 어려운 고비를 넘도록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 비전 없는 갈등 조장은 과감히 버려야 할 구태다. 청년의 소리에 귀를 막거나 방임하는 것 또한 범죄다. 임금피크제가 청년 고용에 도움이 되고, 정년 연장이 청년 실업에 문제가 되거나,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임금 격차가 심해 청년이 외면하고 있다면 이 문제부터 해결해 줘야 한다는 말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미래를 봐야 한다. 정치적인 이익을 떠나서 함께해야 한다. 이것은 기득권 포기가 아니라 양보다. 이 양보가 상생으로 가는 첩경이란 말이다. 이것이 우리 지도층(기성세대)이 청년들에게 만들어줘야 할 토양이다. 이런 땅에서 마윈과 같은 청년이 나올 수 있으며, 이런 나라에서 청년들이 자유롭게 활개를 치게 될 때, 우리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말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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