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D-1년과 전북 <5> 전주 덕진
20대 총선 D-1년과 전북 <5> 전주 덕진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4.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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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 덕진구는 완산구에 비해 상대적 소외감을 느껴왔다. 신시가지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이 완산구에 몰려 있지만 덕진구는 그렇지 않아 지역발전과 변화의 욕구가 큰 선거구라 할 수 있다. 완산구의 인구가 36만 명을 넘어 빠르게 느는 것과 달리 덕진구는 28만 명에서 상승기류를 타지 못하고 있다.

 전주 공단을 낀 데다 외곽의 농촌지역까지 포괄하면 도농복합 선거구의 특성을 지닌다. 선거 때마다 진보 성향이 다른 곳보다 강하게 돌출되는가 하면, 직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달한 4050세대가 여론을 주도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특징도 지닌다. 실제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의 방용승 후보는 2만2천여 표를 얻어 21.9%의 득표력을 기록한 바 있다.

 

 전주 덕진은 지난 15대 이후 정동영(DY) 전 의원의 아성이었다. 정 전 의원은 42세의 나이로 15대 총선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 득표율 89.9%를 기록하며 일약 신성(新星)으로 떠올랐다. 16대 재선에 성공한 DY는 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까지 올랐지만, 낙선 이후 정치적 좌절을 겪게 된다. DY에 대한 덕진의 애증은 이때부터 시작됐다는 정치권의 분석이다. 탈당과 복당, 걸출한 인물을 내고도 지역발전은 더디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

 현재 20대 총선에서 전주 덕진을 겨냥할 것으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사람은 현역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성주 의원(53)과 새누리당 박철곤 전 전북도지사 후보(64), 새누리당 나경균 전주덕진 당협위원장(57), 이경옥 전 안행부 차관(58) 등을 꼽을 수 있다. DY는 현재 서울 관악을의 4월 재보선에 뛰어든 상황이어서 최근엔 대상후보 물망에서 멀어지고 있다.

 김성주 의원은 생활정치를 존중하는 특유의 행보로 지역구 내 기반을 튼실히 다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의 성과를 도출하는 데 맹활약한 데다 덕진의 생태공원화 사업 등 알토란같은 현안을 챙기는 행보로 관심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 의원의 대항마로 박철곤 전 전북도지사 후보 카드를 주물럭주물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전기안전공사 사장을 역임한 박 전 후보는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인지도가 낮은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 특유의 호소력과 집중력을 발휘해 20% 이상의 득표력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새누리당 나경균 전주덕진 당협위원장도 꾸준히 집권여당의 외연 확대에 주력해온 바 있어, 박 전 후보와 막판 교통정리 가능성을 낳고 있다. 나 위원장은 내년 4월께 중앙당 공천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옥 전 차관은 자신의 의지와 달리 덕진 출마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다음 달 19일에 있을 출판기념회가 전주 덕진구의 삼성문화회관에서 계획된 것도 이런 설(說)에 무게를 실어준다. 물론 이 전 차관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 없다”고 주변에 말하고 있어,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DY의 대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전북 정치권에선 서울 관악을의 당락을 떠나 DY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대리인을 덕진에 출격시키지 않을까 하는 관측을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DY는 어떤 방식이든 전북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 경쟁력 있는 자신의 대리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덕진에서 DY의 불을 다시 지필 발화점을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란 말이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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