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패리티 시대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패리티 시대
  • 채민석
  • 승인 2015.03.17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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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전쟁이라는 말이 신문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면서 환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1유로=1달러’, 즉 유로화와 달러화의 가치가 같아지는 시대를 의미하는 ‘패리티(Parity, 동등성) 시대’에 대해 알아보자.

유로화 가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있었던 도입 초기를 지난 2002년 12월부터 줄곧 달러화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으며, 2008년에는 1유로당 1.6달러 수준에 육박하였다. 그러나 이후 유럽 재정위기 등을 거치면서 유로화 가치는 장기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며, 최근에는 그 하락세가 급격해지면서 지난 3월 11일에는 12년만에 처음으로 1.06달러를 하회하는 등 달러화와의 패리티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처럼 달러/유로 환율이 낮아진 것은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는 동시에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우선 유로화는 2014년 6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마이너스 수신금리를 도입함에 따라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지난 1월에는 ECB가 디플레이션 우려 등에 대응하여 매월 600억유로, 내년 9월말까지 최대 1조 1,400억유로 규모의 양적 완화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3월 9일부터 본격적으로 유로표시 국채 매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시장에 유로화가 대규모로 공급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더욱 하락하고 있다.

한편,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미국의 경기가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연준이 이르면 올해 6월경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달러화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르면 올해 말에서 2017년 중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와 같아지거나 달러화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시장과 언론에서는 패리티 시대의 도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패리티 시대가 도래한다면 유로 지역의 수출 및 경기 회복에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달러화 강세는 원자재 가격을 낮추어 원자재 수출국에게 악재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달러표시 부채를 보유한 신흥국들의 채무상환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환율과 세계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와 전라북도도 패리티 시대의 도래 가능성 및 이의 영향에 주목하고 대응책 마련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조사역 채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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