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창업 신중해야
베이비부머 세대 창업 신중해야
  • 박종완
  • 승인 2015.03.16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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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말 국제시장이란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그(우리들 아버지)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다.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다.

 이렇듯 나보다는 가족을 생각해 건강과 온갖 굴욕에도 버티며 미래의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사회 일원으로 일했는데 나이 들어 퇴직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공직이나 회사에서 한국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끄는 55-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부머(Baby Boomer)라 부른다. 민간기업의 베이비부머 은퇴는 2010년부터 시작되었고, 공무원의 정년퇴직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베이비부머가 짧은 시간에 대량 은퇴하게 되면 숙련된 지식과 기술을 갖춘 노동력이 급격하게 줄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경제성장이 둔화하며 국가의 성장잠재력과 지속가능성이 약화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 베이비부머 개인 입장에서 보면 국가 거시경제의 걱정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절박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민간 기업에서 은퇴한 베이비부머는 최소 5년 정도의 은퇴공백기를 견뎌야 연금을 받을 수 있고 연금액도 적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노후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베이비부머 은퇴와 맞물려 시니어 창업이 봇물 터지듯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창업자 대부분이 마지못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생계형으로 성공은커녕 소중한 창업자금만 잃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신규 자영업자 신고건수가 베이비부머의 은퇴시점과 더불어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폐업하는 법인 수도 덩달아 느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렇듯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노력했는데 퇴직 후 창업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를 한다면 인생의 말로가 비참해 질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소자본 무점포창업 등 다단계 사업을 통해 솔깃한 영업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대다수가 원금을 잃고 후회하는 이가 많고, 원금회수를 위해 법적 대응을 해보지만, 폐업 후 다른 사람 명의로 전환해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태이다.

 또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프랜차이즈 창업인데, 경험이 없는 이들이 가맹본부로부터 사업 노하우를 전수받고 상권분석 등을 통해 짧은 기간에 점포를 꾸릴 수 있어 장점이긴 하나 업종별로 폐점률이 천차만별이어서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프랜차이즈 업종별 평균 폐점률(2013년 기준)을 살펴보면, 피자 2.6%, 떡볶이 14.3%, 치킨 5%, 주류 9.9%, 화장품 4.5%, 디저트 11.9%로 분석되었다.

 이렇듯 폐점률은 프랜차이즈 창업 시 선택의 조건은 되지만 신규 창업자가 무턱대고 창업해서는 곤란한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 점포는 권리금이 있는데 경기가 좋을 때는 폐점해도 다른 창업자로부터 권리금을 받아 최초 시설비를 충당할 수 있으나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그마저도 불가능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것”과 같은 적은 자본을 가지고 절대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지 말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창업자 대부분은 3년 혹은 5년, 10년 등 미래 모습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생각하지 않은 채 막연한 희망으로 창업한다. 어느 정도의 수익이 생기는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성공한 창업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단기간의 희망이 아니라 최소 3년 이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그 계획을 목표 삼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과거 전직에서 내가 어땠는데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을 때는 백전백패일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으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열정적으로 미래의 모습을 그린다면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하고 밝을 것이다.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모든 창업의 시도는 암흑 한가운데를 향한 도약이며 용기와 신념이 필요한 행위다. 창업에 대한 결단은 사람을 과거에 구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한발자국 내딛게 하는 것이다”라고 했듯이 철저한 준비를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희망으로 시각화한다면 은퇴 이전보다 희망찬 내일을 꿈꾸게 될 것이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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