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KTX 약속파기, 이용객 연간 310억 추가 부담
호남선 KTX 약속파기, 이용객 연간 310억 추가 부담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3.16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분기역 천안에서 오송으로 결정...우회거리 19㎞ 추가요금 미부담 약속
▲ 16일 김광수 전라북도 의장은 긴급기자간담회를 갖고 KTX 우회로 늘어난 구간요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얼 기자

 정부가 10년 전 호남선 KTX 분기역을 천안이 아닌 오송으로 결정하면서 우회거리 19㎞의 추가요금 미부담 원칙을 확고히 밝혔음에도, 4월 2일 개통에 앞서 약속을 파기해 전북 정치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약속 파기에 따른 호남선 이용객의 추가부담만 연간 316억 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파문은 갈수록 확산할 전망이다.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은 16일 오전 도의회 출입기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2005년 호남선 KTX 요금 논란과 관련한 국회 건설교통위(현 국토교통위)의 ‘회의록’을 전격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최인기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천안이 아닌 오송으로 중부권 분기역이 결정된 것과 관련, “호남 사람들이 19㎞나 돌아가고 요금도 더 내는 것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회 거리에 대한 추가요금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병직 당시 건교부 장관은 답변을 통해 “호남인의 이용 편의, 부담감소 측면에서 과거부터 ‘추가부담은 없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원칙”이라며 “추가요금 책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장관의 약속으로 봐도 된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추 전 장관의 우회 거리 요금산정 배제 방침이 국회 회의록을 통해 드러나면서, 정부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의장은 “정부가 10년 전의 약속이지만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거리도 19㎞를 돌아오면서 요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호남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용산~익산 구간 211㎞에 대한 요금은 3만2천 원으로 ㎞당 152원이 적용되고 있다. 우회 거리 19㎞에 152원을 곱한 1인당 추가부담은 2천888원이며, 코레일이 추산한 이용객 3만 명을 다시 곱하면 매일 전체 이용객이 추가로 내야 하는 돈이 무려 8천664만 원에 육박한다. 이를 연간 부담액으로 다시 환산하면 316억2천만 원이란 막대한 금액이 나와, 파문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김 의장은 “경부고속철보다 호남선이 10년 늦게 추진된 상태에서 요금마저 더 비싸고, 정부가 약속했던 우회 거리에 대한 미부담 원칙도 파기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반드시 시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도의회는 17일 의장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한 후 대전에 있는 코레일 본사를 항의방문하고, 19일 호남선 KTX 시승식도 거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등 초강수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박기홍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