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노인문제 해법찾기
진안군 노인문제 해법찾기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5.03.10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사랑나눔방서 겨울나기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 원운마을은 10년 전부터 겨울에는 마을회관에서, 여름에는 모정에서 주민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곤 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진안군에서 추진하는 사랑나눔방제도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경로당에서 식사는 물론 잠까지 같이 자는 공동생활이 정착됐다. 춥고 배고프며 외로움에 견디기 어려웠던 겨울이 평생을 한마을에서 살아온 동무들과의 공동생활로 따뜻한 경로당에서 함께 자고, 함께 먹고, 함께 웃으며 하루하루가 즐겁다.

 황명선 마령면장과 마을을 방문한 날 점심때가 가까워지면 원운마을 주민 20여명이 마을회관 겸 경로당으로 모였다. 겨울임에도 심야보일러와 사람들의 온기로 회관은 약간 더운 느낌이 들었다. 갓 지은 따끈한 잡곡밥과 12첩 반상에 입이 딱 벌어졌다. 시레기국, 김치, 깻잎장아치, 고등어구이는 물론 직접 재배한 신선한 생채, 나물무침 등 일반 가정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운 진수성찬이다.

 

 원운마을은 고령임에도 혼자 사시는 할머니 4명이 회관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회관이 집이 되고, 이웃이 가족으로 바뀌었다. 김금순 부녀회장을 비롯한 정윤이, 김명이, 박분희씨 4명이 붙박이 식사당번이다. 식사당번은 마을에서 가장 젊은 사람들로 구성됐다. 그래도 60~62세로 환갑을 전후하고 있다. 중간 나이 할머니 14명은 하루 4명씩 돌아가며 회관에서 잠을 자며 어르신들을 보살피며 같이 놀고 또 회관 청소를 전담하고 있다.

 이정임(84세) 할머니는 “회관에서 생활하니까 몸과 마음이 너무 편하고 잘 먹어서 겨울만 되면 살이 찐다니까.”라며 “우리 마을은 이장이 뭘 하자면 모두가 따르고, 또 우리가 뭐든지 하자면 젊은 사람들도 무조건 따르고 서로 존중하며 사는 가족이여….”라고 자랑한다.

 어르신들은 회관에서 자식이야기, 농사이야기 등 소소한 사는 이야기부터 농사정보까지 수다를 떨다 논두렁 밭두렁으로 운동 겸 마실 나간다. 그래도 봄이 되면 80대 할머니까지 모든 사람들이 농사일에 나선다.

 사랑나눔방 생활이 시작되고 무엇보다 도시에 나가서 살고 있는 자녀들이 좋아한단다.

 송재홍 총무는 “며칠 전 할머니 한 분이 식사시간에 나오지 않아 집으로 찾아가보니 할머니가 아파서 누워 있었다.”라며 “아들에게 연락하고 전주에 있는 병원으로 입원시켜서 이제는 건강을 되찾았다. 모두 모여 밥을 먹어왔기에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황명선 마령면장은 “사랑나눔방의 근본취지는 지역공동체를 부활하고 혼자되신 어르신의 안정적인 겨울나기 보금자리를 마련해 드리는 것이며 사업으로 사랑나눔방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운영위원회와 자원봉사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며 “이는 마을 전체가 나서서 어르신을 부양하는 시스템으로 마을구성원과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이는 강력한 사회안전망이 되어 노인문제를 현격하게 감소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안=권동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