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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이 싹트는 희망의 봄을 기다린다
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 전주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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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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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요일 덕유산의 향적봉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니 아직도 눈이 있고 마지막 스키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꽤있었다. 바람도 꽤 불었지만 계절의 변화는 나뭇잎 끝에서 오고 있음을 느꼈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우주의 변화를 감지 할 수 있었다.

 이른 봄이다. 봄은 누구에게나 희망의 계절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는 아직도 봄을 꿈꾸기에는 요원(遙遠)한 듯 보이고 있다. 국민 소득이 100불이었을 때도 힘들었던 사회가 국민소득 3만 불의 시대를 눈앞에 두고도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러나 힘들다고 하는 개념은 시대에 따라 확실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생활고의 어려움을 넘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 투명하지 못한 사회구조가 희망의 싹을 덮고 있다는 사실이 이 시대를 사는 보통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힘들어도 희망이 보일 때는 좌절하지 않지만 희망이 보이질 않으면 좌절하게 된다. 누가 보통사람들을 좌절하게 만드는가.

 정치인들은 입으로는 나라를 걱정하지만 자기들의 이권 앞에서는 하심(下心)이 없다. 그리고 대기업은 각종 불공정한 관행으로 갑(甲)질이 여전하다. 그러니 아무리 상생과 화합을 떠들어대도 상생과 화합이 보이는 구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서로 존경하는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어려운 문제는 그 나름의 원인과 동기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서로 존경하고 아끼는 마음이 없는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상생과 화합이라는 단어는 항상 수식어(修飾語)일뿐 허공을 맴돌 뿐이다.

 사원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사장, 학생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교수,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정치인, 어찌 보면 존경이라는 단어가 상실된 시대인 듯 보인다. 어느 자리든 기능을 발휘하려면 존경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존경심을 불러 일으킬 수 없으면 기능도 제대로 발휘 할 수 없게 된다.

 사회에서 존경하는 풍조가 사라진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로 성장했을 때 존경심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존경심이 없어져가는 이유는 아무래도 젊은 세대보다 기성세대 이른바 명사요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존경받을 만한 자격을 상실해 가는데 있는 것 같다.

 왜 우리는 국가나 사회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게 되지 않는가. 그 이유가 존경 안하는 사람에게 있는가 아니면 존경받을 만한 지도자가 없어서인가. 서로 존경하고 아끼며 마음으로 상대방의 인격을 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된다. 우선 명사나 지도자는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을 만한 자질을 갖추어야 된다. 존경이란 말은 도덕적 명제다.

 그러므로 지도자나 명사는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어야 한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섰다 해도 권위와 권력을 남용하면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못 받게 된다. 말하자면 권력과 존경은 상극(相剋)개념이다. 권력은 강제적이요 존경은 자발적이다.

 사람이 덕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존경을 절대로 받을 수 없다. ‘논어’에 보면 “덕을 행하는 한, 사람은 결코 외롭지 않다”(德不孤 必有人)고 했다. 반드시 그것을 알아주는 공명자가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설령 외롭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도자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일수록 국민들로부터 우선 존경을 받아야 되고 그렇게 되려면 덕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면서 존경심이 유발되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말이란 이성에서 나온 음성이라야 하고 논리적 체계가 있어야 하는 법 인데, 그저 권력을 잡았으니 내말만이 옳고 진리인양 주장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음을 보고 있다. 상대방의 주장에 옳다고 동의하는 경우는 눈을 씻고도 볼 수 없다. 논리로 상대방을 설복시키기보다 힘의 경쟁으로 소위 말하는 파워게임하는 양상이며, 국민들의 눈에는 국민이 보이지 않는 의원들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국민들은 불안 해 하고 불안하니 희망을 찾기 어렵고 희망이 없으니 좌절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냉소(冷笑)주의는 존경의 대상이 되는 이른바 사회명사가 없는 데서도 기인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명사로 존경받아오던 사람이 막판에 잘못되어 젊은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러한 전체적 기풍이 우리 사회에서 서로 존경하며 아끼는 마음을 쓸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존경심의 상실은 사회의 희망을 꺽는 일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봄을 찾아주는 존경받는 사회 정치지도자들의 책무를 생각해 본다.

 나 종 우(원광대 명예교수, 전주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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