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포미족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포미족
  • 박의성
  • 승인 2015.03.03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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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직장을 잡고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요즘은 이러한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주위의 분위기나 압력에 못 이겨 마지못해 결혼식을 올리기보다는 적당한 사람이 없으면 당당하게 싱글족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4년 사회조사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남녀 가운데 결혼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4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연령대별로는 고령층보다는 30, 40대의 젊은 층에서 결혼의 필요성을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력을 갖춘 30, 40대 계층의 경우 왕성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소비 트렌드까지 변화시키는 등 유통업계에서 무시 못 할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경제용어가 포미족이다. 여기에서 포미(FOR ME)족이란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즉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은 다소 비싸더라도 돈을 아끼지 않고 과감히 투자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30대 이상의 미혼남녀들이 대표적인 포미족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포미족은 대개 자신의 건강과 여가생활 등 ‘나를 위한(For me)’ 소비를 하며 제품을 구입하기 전 구매 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을 내린다는 특징이 있다. 고가 제품을 구매한다 하더라도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소비가 아니라 자기만족적인 가치소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포미족의 경우 평소에는 평범한 소비행태를 보이다가 자신이 가치를 두는 분야에는 과감하게 비용을 투자하게 된다. 이러한 소비행태는 고관여 제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고관여 제품은 소비자가 구매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며 깊게 관여하는 제품을 말하는데 취미생활과 관련 있는 고가의 스포츠 장비, 카메라, 오디오 등이 포미족의 관심권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한때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라모델, 피규어, 레고 등의 장난감류나 건강성 식품, 기능성 침구류, 친환경 식기류 등 건강을 위한 제품을 구매할 때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포미족의 소비행태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들 계층을 블루칩으로 인식하고 특화된 마케팅 및 제품 개발에 앞장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전북지역 관련 업체들도 인구구조 변화나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등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박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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