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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성형광풍
김선남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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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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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성형수술은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세계 최고다. 2011년 우리의 성형인구는 1000명당 13.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성형수술에 소요되는 비용도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2011년 한 해 동안 우리는 약 5조원을 성형수술에 지불했는데, 이는 세계 전체 성형시장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였다.

해외 언론은 한국의 성형산업을 주목하고 이를 집중보도하고 있다. 국내 성형산업을 경제발전과 K-POP의 세계화가 낳은 ‘문화현상’이라고 평가하는 우호적인 언론도 있지만, 성과 위주의 산업구조, 외모 우선주의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언론도 있다.

영국의 BBC는 한국의 성형열기를 “성형광풍”이라고 비꼬았고, USA투데이는 “한국 배우와 가수 등 대다수 연예인이 성형수술을 했고, 성형고객 대부분은 좋아하는 스타가 한 (성형)수술 받기를 원한다”고 냉소적으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한국의 성형광풍, 동양의 미(美)가 사라지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한국의 성형문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최근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선수 허브사이트가 “한국 여성 5명 중 1명은 성형수술을 받았다”라는 글을 통해 한국의 성형문화를 비아냥댔다.

한국의 성형 붐은 특정 연령대나 직업군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전 계층에서 무차별적으로 나타난다는 특성을 보인다. 직장인들은 일하는데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성형수술을 받는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쌍꺼풀수술이나 콧대수술을 생일이나 입학선물로 준비한다. 노·장년층을 위한 성형수술이벤트 상품도 최고의 효도선물로 팔린다. 황금연휴 기간에 유명성형외과는 미혼의 직장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성형수술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몸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수술을 통해서 이를 바꿔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이 수술은 불가피한 것일 수 있다. 성형수술이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마땅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성형수술은 교정보다는 인위적인 외모생산의 목적을 가지고 시도되기 시작했다. 특히 특정한 외모를 만들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는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서부터 교정의 의미는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러면서부터 성형수술은 이런 저런 문제, 특히 외모지상주의와 이에 편승한 의료산업의 번창 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유발하기 시작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외모가 취업가능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구직자들이 단지 취업의 필요에 의해 수술대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의 보고에 의하면, 성형수술은 대학생들이 갖추어야할 스펙의 중요한 한 항목이 되었다. 우리사회에 만연하는 외모지상주의가 젊은이들을 수술대로 몰아세운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일부 의료인들이 구직자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특정 직종의 취업에 유리한 맞춤형 얼굴을 이미지화한 ‘취업성형’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이들은 결과적으로 성형수술을 부추기고 있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분위기를 이용해서 돈을 챙기겠다는 비뚤어진 의료인의 이런 행위는 사회적인 질타를 면치 못할 것이다.

성형수술이 확산되면서 성형수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의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발생한 성형의료사고가 급증하면서 양국 간의 분쟁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자료에 의하면, 성형의료분쟁이 매년 10-15% 증가하고 있지만 사고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육체적 폐해 등은 거의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성형수술과 관련된 논란과 갈등이 끊이질 않자, 최근 의료계와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특히 유령의사, 가격덤핑, 불법브로커, 과장광고 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였다. 성형의료계는 10개조항의 윤리지침을 마련하여 문제가 없는 성형문화를 만들겠다는 자구책을 내놓았고, 정부는 성형의료 환자의 안전을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의료계와 정부의 대책이 일회성 선언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는 것이기를 바란다.

의료인의 윤리가 확립되고 법체계가 정비되면 우리사회의 해악인 외모중시 풍조와 성형광풍이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의료계가 선언한 자정노력과 정부의 대책마련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김선남 <원광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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