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항만 크루즈 부두, ‘대형화’가 과제
새만금 신항만 크루즈 부두, ‘대형화’가 과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2.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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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과 크루즈는 국제화의 첨병이다. 세계 물류의 상당 부분은 항만을 통해 오가고, 국제 관광에서 크루즈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낙후 전북이 국제화에 발맞춰 교역과 관광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새만금 신항만을 대형화하고, 대규모 크루즈 선을 띄울 수 있도록 부두를 확충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까닭이다. 전북도 역시 이런 추세에 발맞춰 새만금 신항만과 크루즈 부두의 대형화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어 주목된다.

 ■ 신항만의 포효 조건: 군산시 신시도와 비안도 구간의 해상엔 파도와 함께 미래가 출렁인다. 이곳에는 국비 1조4천억 원과 민자 1조1천억 원을 투입해 부두 18선석의 새만금 신항만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2009년 10월에 한국개발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후 느린 걸음을 걸어왔지만, 최근 전북도의 노력과 정부 정책이 어울리며 빠른 보폭을 유지하고 있다.

 새만금 신항만이 세계를 향해 포효하기 위해선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도록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2조5천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18선석을 확충할 신항만은 작년 말 현재 방파제 축조 공사만 6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신항만 부두가 최대 2만 톤급 선박만 접안 할 수 있어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항만은 중국 양산항(洋山港)에 필적할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다. 신항만의 경쟁력은 수심에서 판가름나는 데, 새만금의 경우 신항만 수심이 15~30m에 달하는 등 중국 양산항(15~18m)을 뛰어넘는다는 분석이다.

 사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 컨테이너선은 통상 1만2천톤급이었다. 길이 5.7m의 20피트짜리 컨테이너 750개를 실을 수 있었다. 갈수록 선박은 커졌고, 조만간 30만 톤급의 초대형 선박도 운행될 전망이다. 2만~3만 톤급 소규모 선박이 댈 수 있도록 한 신항만의 설계를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도는 “신항만 초기 건설단계부터 대형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한 접안시설로 변경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신항만의 대형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크루즈 활성화 조건: 크루즈 산업은 미래형 신성장 산업에 속한다. 매년 높은 성장세를 달리고 국제적 관광 흐름도 유람선 산업의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가 외국 크루즈 유치 확대에 주마가편식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다. 새만금 신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깝게 위치하고, 항로 수심도 깊어 대형 크루즈선의 입출항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단지가 있는 것도 외국 크루즈 유치 필요성을 대변한다.

 하지만 새만금 신항만의 크루즈 전용부두는 중소형 규모인 8만 톤 급 1선석으로 설계돼 있으며, 그것도 오는 2021년 이후에 건설하는 2단계 사업으로 분류돼 있다. 1단계의 잡화와 자동차 컨테이너 4선석을 먼저 건설한 후 크루즈는 2단계 사업으로 뒤로 미뤄놓은 셈이다. 이렇게 되면 전북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크루즈 산업을 놓치게 된다.

 신항만의 크루즈 부두는 350m로 정해져 있어, 현재의 설계대로라면 승객 1천700명 정도만 태울 수 있는 중형급인 7만 톤급 크루즈 입항만 가능하다. 50m만 더 늘인다면 15만 톤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의 입출항이 가능해져, 크루즈 부두를 조기에 착공하고 규모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만금 신항만의 항로 수심을 보면 기본수준면(DL) -13m로, 15만 톤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의 입·출항도 가능하다. 통상 수심이 -12m만 돼도 15만 톤급 크루즈선이 오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대형화 설계로 전환해야 할 타당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도는 특히 고군산군도 일원에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구축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어, 크루즈 전용부두의 규모 확대 시급성을 더해준다.

 ■ 전북도 총력대응 관심: 전북도는 새만금 신항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선 신항만의 조기완공을 위해 매년 국가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52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방파제 축조공사를 계속 추진해 나가고, 진입도로와 방파호안 공사 착수 등을 위해 별도의 22억 원을 추가 투입하게 된다. 가호안과 매립호안 설계용역을 착수하기 위해 28억 원의 예산도 뚝 떼어놓고 있다.

 도는 새만금 신항만의 1단계 완료시점(2020년)이 5년 앞으로 훌쩍 다가옴에 따라 내년도 국가 예산 확보 등에 올인 한다는 방침이다. 또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세계 교역시장을 사로잡기 위해 신항만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각계에 강력히 건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북방경제 시대가 다가오고, 북극항로 시대까지 대비하려면 10만 톤급 이상 대형 크루즈 선박이 접안할 수 있도록 부두시설을 최대한 확충해야 한다는 논리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물량도 없는 데 항만과 부두만 크게 지으면 뭐 하겠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천혜의 조건과 미래 수요 등을 자세히 고려할 때 정부가 적극 지원한다면 향후 경쟁력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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