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졸하기 그지없는 권력의 전교조 흠집 내기
치졸하기 그지없는 권력의 전교조 흠집 내기
  • 윤성호
  • 승인 2015.02.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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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전교조 전북지부장
 지난 1월 16일 고용노동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표자 변경 신고서를 반려하였다. 이유는 노조법 제16조 제2항에 따라 임원의 선거는 총회에서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고 있으며, 여기서 출석조합원이라 함은 총 투표자를 의미하고, 변성호 위원장 당선자는 총투표 과반수의 득표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대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전교조 위원장 선거에서 3명의 후보가 출마하여 변성호 위원장 후보가 유효투표의 과반(50.23%)을 득표하여 당선되었다. 다른 후보들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당선자에게 축하인사를 건넸으며 우리 전교조는 누구 하나 의심없이 변성호 위원장으로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왜 권력은 딴죽을 건 것일까?

 여기서 의문점 하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은 투표자 과반의 득표(유효 투표이든 총투표자이든)를 하였는가? 수많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회의원 당선자, 특히 보궐 선거 당선자들은 과반의 투표와 어떤 형태이든 과반을 충족하였는가? 투표자의 과반은커녕 30% 내외의 득표를 한 당선자가 부지기수이다.

  그런데 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정치권력이 총투표자 과반수 득표를 요구하는 것인가? 국가조직이든 노동조합이든 내부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것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결정방식이 아닌가? 법외노조 싸움에서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조직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당연한 문제였던 것처럼, 위원장 당선자 결정도 조직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또한, 전교조의 규약, 선거규정, 선거시행규칙에는 ‘총투표자라 함은 유효투표자’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의문점 또 하나, 권력은 왜 전교조를 한사코 법 밖으로 몰아내려 하는가? 현재 진행 중인 전교조 법외노조 시도와 대표자 변경 반려가 대표적이다. 나아가 박근혜 정권은 일련의 전교조 탄압 로드맵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반대와 국가 인권위원회의 권고에도 지난해 교육계 아니 대한민국 전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면서까지 왜 전교조를 법외 노조화하려 하였을까? 엄청난 국제 사회의 비난과 국내 사회의 혼란을 감수하면서도 전교조 탄압을 밀고 나가는 더 큰 이유는 무엇일까? 이 땅의 보수 세력들에게는 그들의 영구 집권을 위해 전교조와 진보 세력의 영구 퇴출이 절실하게 요구되지 않았을까?

 이런 의심들 속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은 결정을 하였다.

 1, 변성호 위원장 당선인 결정은 전교조 규약, 선거규정, 선거관리 규칙에 따른 것으로, 전교조의 현행 선거 규칙(유효투표의 과반수)은 역사성을 반영한 결정 방법이다.

 2,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대표자 변경 신고 반려는 전교조 탄압의 일환으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다.

 3, 그럼에도 지금의 현시기는 전교조 탄압 저지와 참교육 실현을 위한 더 큰 투쟁을 준비해야 할 시기임을 감안하여 결선투표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 전교조는 2월 4일부터 11일까지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하였고, 바로 선거공고 이후 결선투표의 후보 기호 3번 차재원-김미형 후보는 “이번 대표자 변경 반려는 역사성을 가진 전교조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노조의 탄압으로 규정, 조직의 단결을 위해” 당선자로 결정되었던 기호 1번 변성호-박옥주 후보를 지지하고 후보를 사퇴하였다.

 우리 전교조는 참교육 깃발 아래 25년이라는 세월동안 정권의 온갖 탄압에도 한결같이 “민족·민주·인간화”라는 가치 실현을 위해 애써왔다. 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탄압과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또한, 현재 진행되는 노동유연화정책, 철도, 수도, 가스, 의료, 교육 등 공공부분의 사유화 정책, 공무원 연금 정책의 개악과 곧 이어질 사학연금, 군인연금 개악, 국민연금의 용돈 수준화, 사적 연금제도의 활성화 시도, 그리고 한국사 국정화 시도는 자본의 천국을 만들려는 보수권력 영구집권 시나리오이다. 자본의 천국에서 일어날 일들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미 한국사회는 노인 자살률, 노인 빈곤율이 OECD국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는 강건한 연대와 참교육 실현을 통해 자본의 완전한 노동 장악 음모를 끝장내고, 인간중심, 노동해방의 세상을 만들고 이윤보다는 생명이 우선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역량을 쏟아 붙을 것이다.

 윤성호<전교조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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