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전투구 정치를 끊자
전북 이전투구 정치를 끊자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1.14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도민일보 2015 캐치프레이즈]혁신으로 희망을, 집중으로 번영을 <3>

 한국 사회에서 정치는 다른 분야의 상위개념이다. 각 분야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정치에 기댄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전북 정치권은 이런 막중한 책임감에도 툭 하면 싸움이고 책임을 떠민다. 전북 정치의 본색(本色)이 진흙탕 싸움, 이전투구라는 말도 나온다. 정치가 혁신하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특정정당의 기득권 안주다. 중앙정치의 당대 당 통합이나 분당, 창당은 정치권의 ‘그 얼굴에 그 얼굴’이 흩어졌다 다시 모이는 이합집산의 과정일 뿐이다. 끝없는 동종교배로 전북 정치는 혁신 능력을 잃고,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8월 말 ‘전국 광역단체별 특별교부세(특교세) 배분 현황’ 자료를 발표해 전북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이에 따르면 전북은 2008년에서 2012년까지 5년 동안 특교세 4천38억 원을 확보했지만, 전남은 6천120억 원을 기록, 2천억 원 이상 격차를 보였다. 19대 국회가 출발했던 2012년만 놓고 보면 전북(897억 원)과 전남(2천90억 원)의 격차는 2배 이상 된다. 특교세의 상당액이 태풍이나 폭우 등 재해대책에 따라 분배된다 해도 전북과 전남의 심한 격차는 정치력의 부재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부경쟁에 몰두하거나 책임 떠밀기에 급급한 정치권이 국가 돈을 많이 따올 리 만무하다. 예결위 야당 간사였던 이춘석 의원(익산갑)은 2015년 국가 예산이 마무리된 후 “야당의 한계를 실감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예산전쟁의 장성급인 예결위 간사의 푸념을 가볍게 넘길 일은 절대 아니다. 환경이 그만큼 녹록하지 않다는 뜻이고, 정치권부터 단합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낙후 전북이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중앙부처 공직자 출신인 K씨는 “모든 분야의 자기 개발과 혁신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가장 변화를 선도해야 할 분야는 정치”라며 “중앙 부처도 ‘정치권의 한 목소리’를 가장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선도적 혁신 촉구는 K씨의 말에 그치지 않는다.

 전북도민일보가 2015년을 앞두고 작년 12월 15일부터 1주일 동안 정치과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의 여론 주도층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똑같았다. 전북이 혁신을 통해 희망을 일구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피니언 리더 2명 중 1명 이상(55.0%)이 ‘정치권의 변화와 쇄신’이라고 말했다. 말이 변화와 혁신이지 실제로는 정치권의 단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이번 설문에서 ‘도민들의 의식개혁’이 51.0%로 2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답변 비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도민들은 결국 정치인의 선도적 변화와 단합이 전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셈이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북 정치권의 경쟁 없는 독점이 폐쇄적 문화를 낳고, 중앙정치만 살피고 움직이는 ‘리모콘 정치’로 이어졌다”며 “지방의 권력을 얻기 위해 중앙당 권력의 눈치를 보는 계파 정치를 청산하고 지역을 위해 하나로 뭉치는 단합정치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