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 그냥 우리 할머니
가을 산. 그냥 우리 할머니
  • 유현상
  • 승인 2015.01.08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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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어린이 글잔치>

 가을 산
 군산미장초등학교 2학년 이지원

 가을을 맞아
 알록달록 염색한 나무들
 아이, 예뻐라.
 내 머리도 바꿔볼까?

 바스락 바스락 발걸음 소리
 다람쥐가 먹이를 모으고 있네.
 정말 귀요미들.
 우리 동네에도 와줄래?

 어라, 나뭇잎도 떨어지고
 청설모까지 다 모였네.
 나는 가을이 좋아.
 가을 산은 더 좋아.
 앞으로도 자주 갈게. 약속!
 

 그냥 우리 할머니
 구림초 5학년 이가행

  장애인은 어디가 불편한 사람을 말한다. 눈이 불편한 시각 장애인, 다리가 불편하거나 몸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 말을 못하는 장애인도 있다.

 우리 가족에게도 장애인이 있다. 바로 우리 할머니다.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걷지 못해서 휠체어나 스쿠터를 타고 다니신다. 할머니는 지체 장애 1급이다. 장애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 할머니를 보면 항상 어디 가실 때도 휠체어를 타야 한다. 또 혼자서가 아닌 누군가가 도와주어야만 한다. 어디 가실 때도 내가 아니면 엄마나 아빠, 아니면 5살 남동생이 휠체어를 밀어 주어야만 한다. 아니면 할머니는 차에 앉아 계셔야 한다.

  우리 할머니는 불편한 점이 또 있다. 할머니가 걷지 못하시니까 휠체어를 타고 계단을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신다. 건물 안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가실 수가 있다. 언젠가 이모 결혼식이 있어서 가족이 모두 도시에 있는 결혼식장에 갔는데 아빠가 일이 있으셔서 못 가신다고 했는데 다행이 그날 비가 와서 아빠도 같이 가게 되었다. 그전에 아빠가 갈 수 없다고 하시니까 할머니는 걱정을 하셨다.

  “도시니까 엘리베이터가 있겠지? 전화해서 물어봐야 할까?”

 하며 미리 걱정을 하셨다. 엄마도 걱정을 하셨다. 이번에 동생을 낳으셔서 동생을 데리고 할머니를 도와서 가시려니 걱정이 된다고 하셨다. 나는 무슨 애긴지 잘 몰랐다. 항상 아빠가 안가시면 엄마가 할머니를 모시고 다녔기 때문이다. 나는 동생이랑 같이 가고 싶어서 “그냥가요, 동생이랑 같이 가요.”하고 졸랐다. 나중에 엄마가 말씀해 주셨다. 동생이 어려서 엄마가 안아야 하고 아빠가 안가시면 만약에 계단이라도 있으면 누가 할머니를 업고 가야하고 휠체어도 옮겨야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말씀해 주셔서 이해가 되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행히 아빠랑 함께 가서 할머니랑 엄마가 많이 좋아하셨다. 그런데 결혼식장에 갔는데 엘리베이터가 너무나 좁았다. 할머니랑 아빠, 엄마, 나, 동생들이랑 타기에는 엘리베이터가 너무 작아서 다 탈수가 없었다. 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할머니랑 아빠만 겨우 타고 나랑 남동생은 계단으로 올라갔다. 엄마는 동생을 유모차로 태우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셨다. 결국은 아빠가 할머니를 모셔다 놓고 엄마를 모시려 계단으로 가셔서 유모차를 들고 오셨다.

  아빠는 엘리베이터도 작은데 불편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요하고 양보도 하지 않아서 더욱 힘들었다고 하셨다. 아프지 않은 사람들은 계단으로 가도 되는데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할머니랑 엄마, 아빠가 고생을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커서 돈 많이 벌어서 엘리베이터를 크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고생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우리 할머니는 가족사진도 찍지 않으셨다. 나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 할머니가 창피하지 않은데 우리 할머니는 그냥 찍지 않겠다고 하셨다. 우리 할머니가 다른 사람들처럼 사진도 찍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가 안타까웠다. 또 화장실 가기 불편하다고 식당에서도 음식을 조금만 드셨다. 항상 밖에 나오면 할머니는 조금만 드신다. 이제 내가 할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으니까 많이 드시고 건강하시면 좋겠다.

  우리 할머니는 장애인이시지만 그냥 우리 할머니다. 다리만 불편해서 못 움직이시지만 다른 할머니처럼 똑같고 나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할머니이다. 또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엄마도 낳아주신 분이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를 사랑한다. 가끔 내 동생을 더 예뻐하고 나에게 꾸중을 하실 때면 밉기도 하고 짜증도 나지만 그래도 우리 할머니가 제일 좋다. 할머니가 몸이 않좋으셔서

 “우리 가행이 시집갈 때 까지 살지 모르겠다.”

 하시는 데 그냥 우리 할머니가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나는 생각했다. 우리 할머니처럼 장애인들이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엘리베이터를 장애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만 타고 건강한 사람은 계단을 이용해야 하고 또 계단만 있는 곳에서는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고 어려운 장애인들을 보면 모르는 척 하지 않고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실천하면 모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엄마가 그러셨다.

  “지금은 건강하더라도 나와 내 가족들도 장애인이 될 수 도 있으니 장애인을 보고 놀리지 않고 도와주어야 한다.” 또, “장애인을 보고 놀리는 사람은 몸만 건강하고 마음씨가 창피하고 부끄러운 장애인이란다.”

  앞으로 나도 우리 할머니를 많이 도와 드리고 밖에서도 어려운 친구가 있으면 많이 도와주어야겠다.
 

 <심사평> 

  글을 쓸 때 처음부분을 쓰기가 참 힘듭니다. 시작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잘 써내려 가지요. 그 중 하나가 장소로 시작합니다.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거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하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이 가지요?

  군산미장초 2학년 이지원 어린이의 ‘가을산’ 동시는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잘 표현했군요 아름다운 단풍이며, 다람쥐들의 먹이 모으는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이처럼 글은 가보지 않아도 눈에 보이듯이 쓸 수 있어서 좋답니다. 여기에 글쓴이가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그려본 내용이나 경험담을 보고 싶답니다.

  구림초 5학년 이가행 어린이의 ‘그냥 우리 할머니’ 생활문은 할머니가 비록 장애인이지만 가족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할머니께서 불편 없이 할 수 있도록 함께 움직여 주고, 누구에게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랑스러하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특히 가정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직접 경험한 내용 중심이라 더욱 실감나고 가슴 뭉클합니다. 그런데 기행어린이가 지금까지 할머니에게 힘이 되어 준 일도 글에 나타나 있으면 더 좋은 글이 되겠어요.

 <유현상·전북과학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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