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곡 하수정, 그림으로 웃어봅시다
람곡 하수정, 그림으로 웃어봅시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4.12.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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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서운 추위속에 그렇게 한 해가 저물고 있는 이 때, 그림으로 한 번 웃어볼까. 서예와 문인화에 일가를 이뤄 전북 여류서예가로 손꼽히는 인물, 람곡 하수정 화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문인화를 그리는 사람이라면 좀처럼 깨뜨리기 어렵다는 그 틀을 눈 깜짝할 사이에 깨뜨려버린 람곡. 일흔을 훌쩍 넘기고도 소녀 감성인 그를 만나는 일은 늘 긴장되지만, 유쾌하다.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유대수)이 18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람곡 하수정 기획초대전‘畵笑(화소)展’을 개최한다. 전시 기간은 18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 람곡 하수정 작 - 좌 自畵鳥(자화조) / 우 여유
‘화소(畵笑)는 ‘그림으로 웃는다’라는 뜻으로 람곡의 작품관을 담은 글귀다. 흥나는 대로 취하는 대고 움직이는 그의 붓질을 담아내기에 화선지는 매우 비좁았고, 수년 전부터는 아예 천 위에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던 자유분방함, 그 모습 그대로를 만날 수 잇는 것. 이번 전시에서 역시 람곡은 부채의 선면에 자유로운 필선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다. 또 천을 이용해 부채의 형상을 담은 다양한 작품도 선보인다. ‘화소’의 의미처럼 작품에 담겨진 글과 그림을 통해 보는 이에게 미소를 선사하고자 함이다.

 람곡의 표현방식은 대담하다. 떠오르는 영감을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즐기는데, 부채살에 붓이 걸린다 해도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데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다. 붓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면을 활용한 서양화적 기법과 선을 사용하는 서예적 기법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볍지 않다. 작품의 내용이 위트가 넘칠 지라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서 곱씹어야 하는 이유다.

 서예가 집안에서 태어난 하 화백은 어린 시절부터 한학과 서예, 문인화를 두루 익히면서 탄탄한 기본기를 닦았다. 추사의 필맥을 이어온 고조부 성파(星坡) 하동주(1879~1944) 선생과 강암 송성용 선생의 문학에서 수학했다. 개인전 20회와 뉴욕한인회관 개인초대전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초대작가, 한국문인화협회 초대작가, 전라북도미술협회 및 서협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 ‘2014전주시민의장’ 문화장을 수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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